어떤 꼬마 아가씨..

2011. 7. 18. 오후 8:4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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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다니는 성당에 나오는 6살 정도 되어 보이는 꼬마 아가씨가 있습니다.
처음에 봤을 때 참 활달하고 밝은 아이였습니다. 인사성도 밝고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보는 저도 기분이 좋아졌죠.
그런데, 입술이 심하게 파란 이 아이는 한눈에 봐도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이렇게 말하더군요.
" 아저씨~ 제가요. 심장이 아파서요. 이렇게 입술이 파래요!! "
" 응~~ 그렇구나..그런데, 그렇게 뛰어도 괜찮은거니? "
" 아니요~~ 엄마가 안된다고 했어요~~ "
" 그런데, 친구들 만나면 아파도 이렇게 놀게 되요~~ "
 
그리고는 씩씩하게 친구들에게 가서 놀더군요.
 
이 아가씨 이름도 물었지만 기억을 못합니다. 벌써 이렇게 가물가물할 나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꼬마 아가씨가 얼마 전에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이야기를 듣고 모든 사람이 기쁨과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저도 아들 하나 달랑 키우고 있지만 이 녀석으로 인해 가슴이 참 많이 아팠습니다.
사지 멀쩡하게 태어난 저는 부모님께 고맙다는 말도 제대로 못했습니다. 사실 알지를 못했다는 것이 정확하겠죠.
다른 사람들도 모두 멀쩡하니 당연히 그런 줄 알며 살았습니다.
 
아들놈이 태어나고 애가 애를 키운다고 맞벌이에 어떻게 키웠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녀석이 눈이 안좋다는 것을 안 것은 세 살이 되기 전이었습니다. 계단 내려가는 것을 두려워해서
병원에 갔더니 거의 실명 직전이라는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듣고 얼마나 절망을 했는지 모릅니다.
눈에서 생기는 모든 병을 다 가지고 있는 아들놈은 그렇게 해서 길고 긴 애꾸눈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만 4년을 발달하지 않은 쪽 눈을 발달시키기 위해 한쪽 눈을 테이프 안대를 붙이고 살았습니다.
더운 여름에는 살갗이 찢어졌고, 안대를 떼어내려다 제게 많이도 혼이 났었죠.
 
그때 알았습니다. 사지 멀쩡하게 태어나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를..
원시, 근시, 난시, 약시, 사시..참 많은 것을 가진 특별한 눈을 가진 아들놈..
건강하게 그리고,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안경 대신 콘택렌즈를 낀 얼굴을 처음 봤을 때 어색했는데
이제는 훨씬 미남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것에 감사드립니다.
 
활달한 아들을 보며 행복한 것처럼, 꼬마 아가씨의 활달함을 보며 행복한 웃음을 매주 짓게 된 것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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