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

2011. 5. 3. 오후 8:4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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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있을 때 저는 자격증 수집이 취미일 정도로 많은 자격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괜시리 뒤쳐진다는 생각에 쉴 사이 없이 저를 다그치고 다그쳤습니다.
아침 6시에 시작하는 스피킹 영어학원에서 한시간 공부하고..
 
출근 전까지 헬스클럽에 가서 10키로 뛴 다음 사무실에 가면 8시가 조금 안되었습니다.
그리고, 업무 종료 후 저녁 먹고 9시 정도까지 공부를 했습니다. 자격증 관련 공부 ㅎㅎㅎ
그리고, 다시 헬스클럽 가서 10키로를 또 뛰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러니, 옆지기는 저한테 매번  " 니가 하숙생이냐 ? "라고 반문했습니다.
하나 있는 아들 얼굴은 일주일에 한번 볼까말까..
그래서 취득한 자격증 숫자가 꽤 됐습니다. 투자한 돈도 상당했죠.
물론 회사에서 지원하는 것도 많았기 때문에 더욱 매진했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옛날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오늘 그렇게 힘들게 땄던 자격증 만기일이 도래했다고
한꺼번에 11개의 메일이 왔습니다. 무슨 메일이 이렇게 많이 왔나 봤더니만 다 자격증 만기일이
이제 한 달 남았으니 갱신해라 뭐 이런 메일이죠.
 
어떤 자격증 관리 단체는 몇 년 간 계속 자격증 유지비를 내라는 인보이스를 보내옵니다.
안 내고 있는데도 내면 원상회복 시켜줄려고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IT를 떠난지도 벌써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인지라 무덤덤합니다.
 
사생결단해서 딴 것들을 이렇게 쉽게 생각하는 것을 보면 저도 변하긴 변했습니다.
완전 다른 직업으로 바꿔 살아가고 있고, 40분이면 뛰던 10키로도 이제는 한 시간을 줘도 뛸 수 있을지..
변한 것이 또 있군요.
 
한국에서처럼 저를 닥달하지 않는다는 것.
매주 아무리 바빠도 못해도 한 권의 책은 읽는다는 목표를 채워나갔었는데..
이제는 책 한 권 읽기가 이렇게 힘드니 ㅋㅋㅋ 웃음이 납니다.
언젠가는 거의 매일 한 권 씩 읽어 두어달 지나니 꽤나 읽었더군요.
회사 노조 사무실에 책이 좀 있었는데, 너무 자주 빌리러 간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그냥 과거의 일이군요.
그때가 정말 행복했을까요? 자격증을 그렇게 많이 가졌어도 행복했을까요?
그렇지 못했습니다. 숫자가 많아지면 질수록 내 위치가 불안하고 더 많은 것을 원했습니다.
책을 하루에 한 권씩 읽었다고 행복했을까요?
그렇지 못했습니다. 마음 속 깊이 아니 가슴으로 쌓이지 않는 지식이었습니다.
그러니 더 많은 책을 원했겠죠.
 
모든 것이 마찬가지겠죠?
요즘은 돈에 대해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블랙홀..
 
행복을 주는 돈의 액수는 과연 얼마일까 생각하는 하루입니다..

댓글 1

  • 2011년 5월 4일 오후 8:38

    하루 25시간을 살며 취미삼아 이것 저것 배우고.. 일하고.. 공부하고 ..관련 새로운 자격증을 따보고.. 그렇게 사는 날 보며 친구들이 "반풍수 집안 말아먹는다고" 하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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