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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겐 이별 나에겐 기다림 / 영웅재중
교육의 힘이 참 무섭다는 것을 느낀 것은 제가 제대하고 난 이후였습니다.
1995년 2월 말일이 저의 공식적인 전역일입니다. 길다면 긴 시간이었습니다.
5년의 군생활과 학교 4년을 합해 9년을 군대밥을 먹으며 지냈으니까요.
이십대를 군에서 보냈죠.
새파란 청춘을 각과 선을 위해 그리고, 언제나 죽을 준비를 하면서 보냈습니다.
군인으로 정년퇴직이란 것을 맞이할 줄 알았습니다만, 그것을 스스로가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사실 명예심과 자존심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입으로 말하는대로 생각도 따라갔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갑자기 명예와 자존심을 들먹이는 것은 학교 생활도 그랬지만 군생활도 이 명예라는 것을 엄청 강조했고
마치 명예를 먹고 사는 것처럼 스스로 각인시키고 지냈다는 느낌을 군을 떠난 뒤 알았죠.
쉽게 이야기하면 먹고 사는 문제를 생각해야하는 순간이 되니 군대라는 것이 저를 바보로 만들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뭐 하나 제대로 아는 것도 없고, 제대로 하는 것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 나니
내가 생각했던 명예심과 자존심이 땅바닥에 떨어져 제 발과 같은 위치에 있는 겁니다.
취직을 하려고 해도 잘 안되니 정말 힘든 몇 개월을 보냈죠. 그때 알았습니다.
아~~ 내가 지금까지 온실 속에서 컸구나 하는 그런 느낌과 어떻게 하면 빨리 군대물을 뺄 수 있을까였는데
사실 지금도 안빠진 느낌이 가끔 듭니다. 그래서 교육의 힘이 참 크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전역한지도 벌써 17년째인데도 아직도 군대물이 안빠졌다고 느끼고 있으니 대단하지 않나요?
각자가 살아가는 방향도 틀리고 그곳에 몰입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모든 것이 몸에 배게 됩니다.
물론 지금도 제가 일하는 것이 몸에 뱄지만 여전히 제가 경계하는 것은 익숙해졌다는 이유로
당연시하는 모든 것을 바라보는 제 시선입니다. 매너리즘에 빠져 새로움을 추구하지 않고 있는지
그래서 늙어가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됩니다.
군에 있을 때 멋모르고 넣었던 뜻도 제대로 모르던 명예심과 자존심으로 상처받았던 그 과거를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