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모든 어머니의 눈에는 아들이 똑똑하고, 재능이 많은 것으로 보이리라 생각합니다. 저의 어머니께서도 그런 면이 있는 편입니다. 제가 조금 잘 한 것은 크게 부풀려서 이야기하시고, 저의 허물과 잘못은 이야기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머니께서 사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그대로 믿으면 저는 천재이고, 어려서부터 말도 잘하고, 길을 잃어버려도 잘 찾아오고,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베풀기도 잘하는 완벽한 사람이 됩니다. 하지만 어머니의 말씀은 반만 믿으면 될 거라는 생각입니다.
어제 서서울 지역 여성총구역장 지구 대표모임이 있었습니다. 회의를 마치고, 본당 구역봉사자도 함께 점심식사를 하였습니다. 제가 점심식사 비용을 지불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본당의 구역봉사자들도 제가 잘하는 것들만 지구 대표들에게 이야기 하셨습니다. 반모임, 사도회에도 함께 하신다는 이야기, 교우가 선종하시면 꼭 연도를 가신다는 이야기, 미사 전에는 고백성사를 주신다는 이야기, 늘 웃으면서 친절하게 사람들을 대한다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그 이야기만 들으면 저는 서울 교구에서 가장 열심한 본당신부 중에 한명인 것처럼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도 반만 믿으면 될 거라는 생각입니다.
아들 예수님의 부활을 바라보시는 성모님의 마음을 생각해 봅니다. 성모님께서는 어떻게 아드님의 부활을 받아들였고, 그 기쁨을 어떻게 사람들에게 이야기 했을지 떠올려 봅니다. 세상의 다른 어머니들처럼 그렇게 아드님의 부활을 자랑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억누르고, 감추었던 마음의 문을 여시고, 자랑스럽게 아드님을 이야기 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것은 어머니의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성모님은 이렇게 말씀 하실 것 같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들 예수님을 사랑하셨습니다. 비록 모욕과 멸시를 받았고,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 언덕을 올랐지만, 그 길에 세 번이나 넘어지셨지만 아들 예수님은 포기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아들 예수님을 하느님께서는 잊지 않으셨고, 영광의 자리를 마련해 주셨습니다. 아들 예수님은 어려서부터 결코 포기하는 법이 없었습니다.
아들 예수님께서 했던 모든 말씀, 가르침은 사실이었습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 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 자비를 베푸는 사람, 평화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 하느님 때문에 복음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이 행복하다고 하셨는데 그 말은 사실이었습니다. 아들 예수님은 다시 살아나셨고, 그 모든 것이 진실이었음을 드러내셨습니다. 나는 예수님이 아이였을 때부터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아들 예수님은 제자들을 사랑하셨습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배반했고, 모두 무서워서 도망갔지만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야단치거나, 나무라지 않았습니다. 그런 제자들을 믿어주었고, 평화를 빌어주었고, 성령을 주셨습니다. 이제 제자들은 겁쟁이가 아닙니다. 아들 예수님처럼 담대하게 하느님 나라를 전하였고, 아들 예수님처럼 가난한 이에게, 소외된 이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그 아들의 그 제자들입니다. 제자들을 보면 우리 아들 예수님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가장 기뻐하신 분은 바로 성모님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천사 가브리엘이 한 말은 사실이었고, 아들 예수님이 하신 모든 가르침도 진실이었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기쁘고 좋으시면 아드님께서 부활하신지 2000년이 지난 지금도 아드님의 말씀이 모두 맞다고, 아드님의 가르침을 따르면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라고 우리에게 전해 주고 계십니다.
어제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재판이 있었습니다. 재판부는 검찰의 기소내용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무죄 선고를 받은 후에 한명숙 전 총리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나는 죽지 않겠습니다!’언론에 모든 것들이 공개되고, 가족들의 사생활까지 드러나면서 참을 수 없는 고통과 모멸감을 받았으리라 생각합니다. 법정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지만, 그것이 그동안 받았던 고통과 괴로움을 보상해 주지는 못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검찰은 잘못한 사람을 수사하고, 법정에 세울 수 있습니다. 그런 권한을 국가가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런 권한을 행사할 때는 좀 더 정확하고, 확실한 근거가 있어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한명숙 전 총리의 어머님은 어제의 재판을 보셨다면 어떻게 말씀을 하실지 생각해 봅니다.
‘우리 딸은 세상을 그렇게 살지 않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