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2주간 월요일

2010. 4. 12. 오전 5:06:44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며칠 전에 ‘부적(符籍)’이라는 프로를 방송으로 보았습니다. 과학이 발달하고, 인간의 힘으로 달을 탐사하는 현대사회에도 개인은 아직도 나약하고, 불안하기 때문에 ‘부적’을 몸에 지니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앞날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무엇인가에 의지하고 싶어 합니다. 재물을 많이 가지고 싶어 하고, 건강한 몸을 원하며, 좋은 직장에서 지내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자기에게 주어진 앞날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걱정을 합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기쁨과 평화가 사라질까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내 앞에 놓인 슬픔과 근심이 사라지기를 바라기도 합니다. ‘생로병사, 희로애락’의 굴레를 벗어버리고 싶어 합니다.

종위위에 쓴 글자가 우리를 모든 악한 것들로부터 지켜 줄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그런 글자가 우리에게 재물을 가져다주고, 좋은 직장을 갖게 하고, 건강을 줄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믿지는 않지만 혹시나 해서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이와 같은 부적의 힘을 믿지 않습니다. 그러나 많은 신앙인들이 소중하게 지니고 다니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신용카드’입니다. 자신의 능력 범위 안에서 카드를 사용한다면 신용카드는 우리 삶을 편안하게 해주고, 우리가 원하는 것들을 소유할 수 있게 해주는 유용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신용카드는 잘못사용하면 근심과 걱정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무리한 사용은 사람들의 허영심을 키워주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신용카드를 잘라버리기도 합니다. 자신이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자유롭게 하고, 우리에게 참된 평화를 주는 것은 무엇일까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니고데모에게 새로운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위로부터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 부적이나 신용카드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것들이 있다고 하십니다. 낡은 것들을 버려야 한다고 하십니다. 새로운 것을 찾아야 한다고 하십니다. 남을 누르고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 방식이 아닌 삶을 말씀하십니다. 잠시 머물다가 사라져가는 것들로는 채울 수 없는 참된 기쁨이 있음을 말씀하십니다.

땅위를 기어 다니는 배추 애벌레는 온 몸이 굳어 죽은 것 같은 과정을 거쳐야만 하늘을 나는 나비가 될 수 있습니다. 애벌레의 삶과 나비의 삶은 차원이 다른 삶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변해야 했습니다. 우리가 주님께서 주시는 참된 평화, 기쁨,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낡은 것들을 버려야 합니다. 그 과정이 때로 고통이고, 아픔이라 할지라도 그 과정을 거쳐야 우리는 새롭게 태어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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