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3주간 금요일

2009. 12. 18. 오전 5:14:04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어제는 봉성체가 있었습니다. 해마다 성탄절과 부활절에는 봉성체를 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떡을 준비했습니다. 예수님 성탄을 기뻐하는 선물이고, 예수님의 부활을 함께 기뻐하는 선물입니다. 어르신들은 성당에 오시지를 못하십니다. 집에서 하루 종일 계시는 분들입니다. 한 달에 한번 주님을 모시는 봉성체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가능하면 성체를 영해드리고, 대화를 하려고 합니다. 주님을 기다리시는 어르신들은 늘 경건하고 깨끗하신 모습입니다. 매일 미사참례를 하고, 성체를 모시는 저 자신을 돌아봅니다. 혹 나는 형식적으로, 습관적으로 주님을 모시는 것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어제 저는 두 번 마음이 찡했습니다. 7년 전부터 다리가 불편해서 성당에 오지 못하시던 할머니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아프기 전에는 건강을 주신 하느님의 사랑을 몰랐습니다. 아픈 뒤로는 그동안 하느님의 사랑을 너무 많이 받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주님께서는 제게 아픔을 주시면서 저 자신을 돌아 볼 시간을 주셨습니다. 다른 할아버지께서는 제가 가서 기도를 해드리니, 눈물을 흘리십니다. 반가운 사람이 오면 그렇게 눈물을 흘리신다고 하십니다. 제가 반가우신 것도 있지만, 주님을 모시게 되니 얼마나 반가운 일입니까?’ 정말 봉성체는 제게는 늘 감동과 기쁨을 주는 시간입니다.

오늘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이런 글을 읽었습니다. 미국에는 ‘백만장자’들이 은퇴를 한 후에 사는 동네가 있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깨끗한 환경, 완벽한 경호, 아름다운 경치, 맑은 공기를 자랑하는 동네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동네에 사는 사람들이 가난한 동네에 사는 사람들보다 ‘치매’에 걸리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나중에 살펴보니, 너무 걱정이 없고, 긴장도 없고, 부족한 것이 없는 것이 ‘치매’의 원인이 되었다고 합니다. 가난한 동네에 사는 사람들은 긴장도 있고, 더불어 살아야 하고, 가끔씩 원망도 하면서 살았는데, 오히려 치매에는 잘 걸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인생은 때로, 긴장도 하고, 걱정도 하면서 살아야 하는 것인가 봅니다. 온실 속에 피는 꽃은 예쁘지만, 이슬을 맞고 때로 비바람을 맞으면서 피는 꽃과는 다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양식장에서 주는 먹이만 먹고 자라는 물고기와 자연의 거친 파도 속에서 생존을 위해서 살아야만 하는 물고기 역시 차원이 다른 것을 알고 있습니다.

2009년도에는 제게도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존경하는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선종하셨고, 저를 신학교에 들어갈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신부님께서도 선종하셨습니다. 어머니께서도 몇 번 병원에 입원을 하셨고, 중환자실에서도 며칠 계셨습니다. 본당에서는 천수만 가족 캠프가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본당 공동체를 위해서 헌신하셨던 ‘사목회장’님의 이 취임식도 있었습니다. 늘 부담이 되는 강의를 몇 번씩 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모든 일들이 하나도 없었다면, 늘 같은 일만 있었다면 걱정과 긴장은 없었겠지만 별로 재미도 없었을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주어지는 일에 당당하게 맞서는 것입니다. 때로 넘어지고 실수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시 일어서는 것이 필요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요셉’성인은 삶의 커다란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약혼을 한 마리아가 함께 지내기 전에 아이를 잉태하였다고 합니다. 의로운 요셉은 조용히 파혼을 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뜻은 의로운 요셉에게 다른 것을 요구하십니다. 이제는 법대로, 본인의 뜻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대로 살아야 한다고 하십니다. 하느님의 뜻대로 사는 것은 많은 걱정, 긴장이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뜻대로 사는 것은 무조건 편안하게 사는 것도 아닙니다. 하느님의 뜻대로 사는 것은 때로 찬 이슬을 맞기도 하는 것이고, 본의 아니게 다른 이의 짐을 지기도 하는 것이고, 고난과 역경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대나무는 마디가 있습니다. 마디가 없는 대나무는 제대로 서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삶의 역경과 고난을 극복하고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상처일수도 있지만, 우리의 삶을 지탱해주는 삶의 마디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제 곧 성탄이 다가옵니다. 성탄은 그저, 즐겁고 기쁜 것만은 아닙니다. 성탄은 우리도 요셉성인처럼 이제 하느님의 뜻대로 살도록 다짐하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행복은 용기 있는 사람들을 자주 찾아온다고 합니다.

댓글 4

  • 2009년 12월 18일 오전 8:29

    아~멘!!

  • 2009년 12월 18일 오전 8:48

    아멘!!

  • 2009년 12월 18일 오후 8:41

    아멘!

  • 2009년 12월 19일 오전 8:2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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