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성인을 기억하는 축일입니다. 성인께서는 특별히 아시아의 선교를 위해서 헌신하셨습니다. 일본과 인도에 주님의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또한 성인께서는 ‘이냐시오 성인’과 함께 ‘예수회’라는 수도회를 설립하였습니다. 예수회는 교육과 피정을 통하여 복음을 전하는 수도회입니다.
오늘 성인의 축일을 기억하면서 같은 세례명을 가진 동창 신부를 생각합니다. 편하고 넓은 길이 있지만, 굳이 힘들고 어려운 길을 찾아가는 친구입니다. 주님의 뜻을 먼저 생각하는 친구입니다. 동료나 이웃이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면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자신이 가진 것을 기꺼이 나누어 주는 친구입니다. 본당의 일만으로도 힘들고 바쁠 것입니다. 그런 중에 시간을 내서 힘든 사람들이 있는 곳, 억울한 사람들이 있는 곳, 가난한 사람들이 있는 곳을 기꺼이 찾아가서 그들과 함께하는 친구입니다. 누군가 찾아가면 밤을 새워서라도 그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구입니다.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성인처럼 편하고 좋은 길은 마다하고, 힘들고 어려운 길을 기꺼이 걸어가는 친구가 존경스럽습니다. 언제나 지금처럼 건강하고 맑은 모습으로 주어진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친구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본당 관내에 있는 ‘전진상 의원’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지난 11월 25일에 전진상 의원의 배현정 선생님과 동료들께서 ‘아산상’을 수상했습니다. 가난한 이웃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한 것을 인정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상을 드렸다고 합니다. 기사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서울 금천구 시흥동 다세대 주택가에 있는 ‘전진상 의원’ 원장은 벨기에 출신의 배현정씨. 본명이 마리헬렌 브라쇠르인 그는 34년간 이 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배 원장은 벨기에서 간호대학을 졸업한 뒤 봉사단체인 국제가톨릭형제회에 가입해 1972년 한국으로 파견 봉사를 왔다.
당시 매우 열악했던 한국 의료상황을 본 그는 한국에 들어온 지 3년 뒤 시흥동 판자촌 지역에 무료진료소인 전진상 의원의 문을 열었다. 하지만 간호사로서 할 수 있는 일에 한계를 느낀 그는 81년 중앙대 의대 본과에 편입, 85년 의사가 됐다. 지금까지 병원을 거쳐 간 환자는 35만 명에 이른다. 환자가 오면 가장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것이 가계도를 파악해 상담일지를 작성하는 일이다. 그는 ‘환자의 생활환경까지 다 돌볼 수 있어야 진정한 의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배원장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봉사한 공로로 지난 11월 25일 제21회 아산상 대상을 수상했다.”
오랜 시간 한국에 와서, 의료 봉사를 하신 배 선생님과 동료 분들을 보면서 마치 저의 일처럼 기쁘고 흐뭇했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것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선택사항이 아닙니다. 신앙인이라면 누구나 해야 할 사명입니다. 오늘 만나는 이웃들에게 환한 미소로 인사를 하는 것, 나를 필요로 하는 이웃들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정을 나누는 것, 내가 원하는 만큼 상대방을 위해서 봉사하는 것들이 바로 복음을 전하는 일입니다. 먼 타국에서 오신 외국인 선생님께서 우리 동네에 35만 명의 환자들의 친구가 되어주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기적입니다. 기적은 초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기적은 하느님의 사랑을 증거하고, 전하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