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월요일부터 몸이 뻐근하고 찌뿌둥하였습니다. 약간의 열도 있는 것 같았습니다. 속으로 내심 걱정을 했습니다. 이러다 ‘신종플루’에 걸리는 것은 아닌가! 다행히 푹 쉬고, ‘갈근탕’을 마셨더니 몸이 개운해졌습니다. 아플 시간도 없다는 듯이 바쁘게 지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삶은 무작정 앞만 보고 뛰어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우리가 늘 곁에 두고 사용하는 휴대폰도 매일 저녁 잠들기 전에는 ‘충전’을 시켜야만 다음 날 사용할 수 있듯이, 우리의 몸도 적당한 휴식과 여유가 필요합니다. 젊음을 믿고, 너무 무리하는 것은 지혜로운 행동이 아닙니다.
‘마지막 잎새’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모든 나뭇잎이 떨어져 가고, 이제 잎새는 하나만 남았습니다. 몸이 아파 누워있는 소녀는 저 마지막 잎새가 떨어지면 자신도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모진 바람이 불었어도, 마지막 남은 잎새는 떨어지지 않았고, 소녀는 다시금 삶의 희망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어릴 때, 마지막 잎새라는 소설을 읽으면서 가슴이 뭉클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의 ‘마지막 잎새’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끊임없이 복음을 전하셨습니다. 나병환자, 중풍병자, 소경, 앉은뱅이를 치유해 주셨고, 죽은 소녀까지도 살려 주셨습니다. 오천 명을 배불리 먹이셨고, 물위를 걸으셨고, 마귀 들린 사람들을 고쳐주셨습니다. 이제 예수님께서는 눈물을 흘리십니다. 그런 모든 것을 보여 주셨음에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예수님의 사랑을 아직 깨닫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예수님께서는 결코 포기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것은 우리들에 대한 사랑이 너무나 크시기 때문입니다.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인간의 구세주’라는 회칙에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지극한 사랑으로 그의 외아들을 보내 주셨습니다. 사람들을 멸망시키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주시기 위해서입니다. 사람은 하느님의 사랑 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우리들의 신앙은 단순히 죄에 대항하여 싸우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진실한 마음으로 서로 사랑할 것을 원하셨습니다.’
소설 ‘마지막 잎새’에는 할아버지의 헌신적인 보살핌과 사랑이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의 마지막 잎새이신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달려서 죽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우리들의 무지와 어리석음 때문에 ‘눈물’을 흘리셨지만 예수님의 마음은 변함이 없으셨습니다. 요즘 제1독서는 ‘마지막 잎새’가 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비록 그 길이 험난하고, 가시밭길일지라도 하느님께 대한 열정으로 세상의 유혹을 뿌리치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나병환자 10명을 치유해 주셨지만 예수님께 돌아와 감사를 드린 사람은 한 명뿐이었습니다. 밤하늘이 아름다운 것은 끝없는 어둠 속에 빛나는 별이 있기 때문입니다. 별이 없는 밤하늘은 너무 삭막할 것입니다.
이제, 우리들이 우리의 이웃들에게 ‘마지막 잎새’가 되어야 합니다. 지친 어깨로 집에 돌아오는 남편을 따뜻하게 맞아들이는 것, 시험 성적이 좋지 않아 괴로워하는 자녀에게 환한 미소로 위로를 주는 것, 삶이 팍팍하고 힘들어 오랜 시간 이야기를 하는 친구의 넋두리를 들어 주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