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33주간 월요일

2009. 11. 16. 오전 5:14:37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내일 본당 여성구역에서 ‘김장’을 합니다. 어제는 남성구역에서 성당 텃밭에 항아리를 묻었습니다. 내일 김장을 하면 맛있는 김치를 항아리에 담아 놓을 것입니다. 김치 냉장고와 냉장고가 있기 때문에 요즘은 항아리를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많았던 항아리들을 요즘은 거의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아파트 생활에서는 거의 필요가 없기에 이사를 하면서 항아리들은 김치 냉장고에 자리를 내어 주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항아리를 보았고, 어제 왕겨로 감싼 항아리를 땅에 묻었습니다.

편안하고, 쉬운 것들을 찾는 세대입니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면서 예전의 것들을 너무나 쉽게 버리고는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따뜻한 정과, 이웃과의 나눔, 서로에 대한 배려는 항아리처럼 쉽게 버려서는 안 되는 것들입니다. 이번에 김장을 하면서 우리가 항아리에 묻는 것은 단순히 김치만 묻는 것은 아닙니다. 긴 겨울 맛있는 김치를 교우들에게 나누려는 따뜻한 마음을 담아서 묻는 것입니다. 편하고 쉬운 길이 있지만 더불어 살아가는 정을 담아서 묻는 것입니다. 행복은 모든 것을 빨리, 쉽고, 편하게 하는 것을 통해서만 주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행복은 우리들의 갈망을 통해서 주어집니다. 조금은 힘들고, 느릴지라도 나눔을 통해서 주어집니다.

지난 토요일 20여년 만에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났습니다. 그리운 학창 시절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경쟁과 이익만을 추구해서는 도저히 얻을 수 없는 것들을 찾고 싶어서 함께 만났습니다. 교복을 입고, 함께 운동을 하고, 공부를 했던 그 시절이 그리워서 만났습니다. 한 친구가 ‘Slow Shift'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23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하면서 돈을 벌었고, 어느 정도 꿈을 이루었는데 결국 하고 싶은 일은 어릴 때 떠나왔던 고향에 땅을 조금사서 자연과 더불어 살고 싶은 것이라고 말을 합니다.

‘한 기업체의 간부가 조용한 시골로 휴가를 갔습니다. 어부는 하루에 3시간만 고기를 잡고, 다른 시간에는 손자들과 놀아주고, 가족들과 한가롭게 식사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간부는 어부에게 말을 합니다. 하루에 6시간을 고기를 잡으면 당신은 더 편하게 살 것입니다. 어부는 말합니다. 6시간 일에서 무엇을 합니까! 간부는 말을 합니다. 남은 고기를 팔아서 배를 사고, 더 많은 고기를 잡고 작은 해운회사를 세우고, 돈을 더 많이 버는 것입니다. 어부는 말합니다. 그렇게 많은 돈을 벌어서 무엇을 합니까! 나처럼 이렇게 조용한 시골에 와서 휴가를 즐기는 것입니다. 어부는 말을 합니다. 나는 이미 당신이 원하는 것을 매일 하고 있습니다.’ 기업체의 간부가 그렇게 땀을 흘려 돈을 벌어서 하고 싶었던 일을 어부는 하루에 3시간 일하면서 이미 즐기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대기업에서 열심히 일을 했던 친구도 결국 원하는 것은 시골에서 땅을 조금 사고, 가족들과 오순도순 사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제1독서는 어쩌면 그런 것을 말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안티오코스 에피파네스는 편하고 쉬운 것들을 받아들이고자 합니다. 그래서 조상들이 소중하게 여겼던 것들을 항아리 버리듯이 쉽게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것들을 받아들이고, 편안하게 살아도 결국 중요한 것은 하느님과 함께 하는 삶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소경은 주님께 간절하게 외칩니다. ‘주님 보게 해 주십시오.’ 주님은 소경의 간절함을 보시고, 보게 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보아야 하는 것들은 ‘빠르고 편하고, 쉬운 길만은 아닐 것입니다.’ 비록 느리고, 힘들고 어렵다 할지라도, 주님과 함께 가는 길을 볼 줄 알아야 합니다.’

댓글 1

  • 2009년 11월 16일 오전 8:53

    아멘!!

매일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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