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무더운 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날씨만 무더운 것이 아니라, 주변의 일들도 우리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습니다. 전직 대통령의 죽음이 있었고 내일은 영결식이 거행됩니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으며 어려운 경제가 더욱 어려워 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신종 플루엔자에 감염되는 사람들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으며, 유학생들이 입국하는 방학 때가 다가오기 때문에 방역 당국은 더욱 긴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제 저녁에 구청미사가 있었고, 10구역 사도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서서울 지역 보좌신부 대표모임이 있어서 잠시 다녀왔습니다. 미사를 마치고 잠시 인사를 드리고 왔지만 시간은 훌쩍 지나가고 말았습니다. 부족하지만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찾아가려고 합니다. 예전에 신부님들은 혼자서 여러 곳의 공소엘 다니기도 하셨고, 먼 길을 걸어서 다니셨다고 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너는 걱정하지 마라, 로마에 가서도 담대하게 나를 증언하여라.’ 바오로 사도는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서 많은 시련을 겪었지만 주저하거나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몸에는 다양한 기능을 하는 지체들이 있습니다. 머리에는 눈, 귀, 코, 입이 있어서 보고 듣고 맛보고 냄새를 맡습니다. 손과 발이 있어서 도구를 사용하기도 하고, 원하는 곳으로 이동을 하기도 합니다. 다양한 우리 몸의 지체들은 한 몸을 이루어서 원활하게 생활 할 수 있도록 서로 도움을 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우리 몸의 지체가 한 몸을 이루듯이 우리들 신앙인 모두가 한 몸을 이루기를 기도합니다. “아버지, 당신이 제 안에 계시고 제가 아버지 안에 있듯이, 모두 하나 되게 하소서. 당신이 저를 보내셨다는 것을 세상이 믿게 되리이다.”
건강하던 우리 몸에 이상이 생길 때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두려운 것은 ‘암’입니다. 암은 우리 몸의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다른 세포들은 자신의 영양분을 다른 세포들에게 나누어 준다고 합니다. 그래서 적당한 크기를 유지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암세포는 자신의 영양분을 다른 세포들에게 나누어 주지 않고 혼자만 간직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성장하게 되며 주변의 세포들에게 피해를 주고 결국은 암세포도 죽게 된다고 합니다. 암세포의 비극은 자신의 영양분을 나누어 주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암세포가 치유되는 것은 예전의 상태로 돌아가서 자신의 영양분을 주변의 다른 세포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을 때입니다.
우리가 하나가 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나누는 것입니다. 조건 없이 베풀어 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빵이 되셔서 우리들에게 자신을 내어 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미사를 통해 주님과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돌아가신 김수환 추기경님께서도 죽음의 순간까지 자신의 안구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나눔은 우리가 하나 되는 지름길입니다.
며칠 전에 레지오 단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활동으로 도시락을 전해 드린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홀로 지내는 어르신들, 소년 소녀 가장들에게 도시락을 전해 드리는 것은 아름다운 나눔입니다. 도시락을 통해서 하나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본당의 빈첸시오 회원들은 돌아오는 주일에 어르신들을 모시고 봄 소풍을 가신다고 합니다. 이 또한 아름다운 나눔입니다.
날씨는 점점 무더워 질 것입니다. 주변에 우리들의 마음을 무겁게 만드는 일들도 줄어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함께 나눌 수 있다면, 신앙 안에서 주님과 하나 될 수 있다면 그런 모든 것들도 기쁨으로 변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