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아침 일어나니, 비가 오고 있습니다. 오늘 내리는 비는 농사를 짓는 분들에게는 고마운 비라고 합니다. 그동안 때 이른 더위 때문에 고생한 사람들에게는 더위를 식혀주는 비가 될 거라고 합니다. 오늘 동창 신부님의 어머니를 위한 장례미사가 있습니다. 고인을 위해서 하늘에서도 위로의 비가 내린다고 생각합니다. 비를 바라보는 우리들의 마음에 따라서 내리는 비의 의미도 변하게 됩니다. 오늘 나의 마음이 감사와 겸손이라면 비 또한 감사와 겸손을 보여 줄 것입니다. 오늘 나의 마음이 원망과 분노라면 비 또한 원망과 분노를 이야기 할 것입니다.
지금은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이 자연스러워졌지만, 예전에는 줄을 서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새치기 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힘이 센 사람이 먼저 가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어릴 때 저는 학교 가는 버스를 놓치는 경우가 더러 있었습니다. 줄을 서지 않고 버스가 오면 모두들 작은 입구를 향해 달려가기 때문입니다. 체구가 작고 힘이 없었던 저는 버스를 타는 것을 포기하고 걸어서 학교를 간 적도 있습니다. 어렵게 버스를 타서도 내릴 때가 힘든 적도 있었습니다. 버스 안에 워낙 사람들이 많아서 그 사람들을 뚫고서 출입구에 나오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혜화동에서 본당에 올 때, 내부 순환도로를 이용하곤 합니다. 성산대교 방향으로 내려올 때, 많은 차들이 출구를 향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립니다. 더러 급한 사람들이 중간에 새치기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내부 순환도로는 차량들의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자칫하면 큰 사고가 날 위험이 있습니다. 저도 급한 일이 있을 때, 새치기를 한 적이 있지만 마음은 편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지켜야 할 원칙과 규칙이 있습니다. 그것은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고, 모두를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 원칙과 규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힘이 있는 사람, 양심을 속이는 사람들만이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규칙과 원칙을 어기게 되면 사회는 부정과 부패가 만연하게 되고, 사람들은 정의와 양심의 힘을 믿지 못하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한 가지 원칙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바로 그 원칙을 지키면서 살아야 합니다. “내 계명을 받아 지키는 이야말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아버지께 사랑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그를 사랑하고 그에게 나 자신을 드러내 보일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다.” 예수님을 사랑한다고 말하면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야 한다고 말씀을 하십니다. 벗을 위하여 십자가를 지는 것,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것, 사람들의 발을 씻겨 주는 것,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알려주고, 묶인 이를 풀어 주는 것, 갇힌 이들에게 자유를 주는 것이 바로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말씀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바오로와 바르나바 사도는 예수님의 이 말씀을 충실하게 지키면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사람들이 바오로와 바르나바를 ‘신’으로 섬기려 할 때, 두 사도는 단호하게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우리도 여러분과 똑같은 사람입니다. 우리는 다만 여러분에게 복음을 전할 따름입니다. 여러분이 이런 헛된 것들을 버리고 하늘과 땅과 바다와 또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만드신 살아 계신 하느님께로 돌아서게 하려는 것입니다.”
원칙과 규칙을 지키는 것이 때로는 손해를 보고, 어리석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생을 성공한 사람들은 인류 문명에 공헌한 사람들은 모두 원칙과 규칙에 충실했던 사람들입니다. 새로운 한 주일일 시작하는 월요일 아침입니다. 신앙인으로서 나에게 주어진 사랑의 계명을 지키며 힘차게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