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어릴 때 들었던 라디오 프로가 있습니다. ‘격동의 세월, 광복 30년’과 같은 프로입니다. 그런 프로를 들으면서 우리 민족은 많은 시련과 고통을 온 몸으로 받으면서 살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 시대의 암울한 기억, 같은 동족을 향해 총과 칼을 겨누었던 사상과 이념의 대립 그리고 전쟁, 군인들이 통치하면서 짓밟혔던 민주주의, 그리고 그 민주주의를 지키고 찾으려는 험난한 투쟁입니다. 그런 가운데도 우리는 ‘한강의 기적’을 일구어 냈고, 조선, 핸드폰, 텔레비전 생산을 세계 1위로 만들면서 성장과 발전을 이루어 왔습니다.
어제 우리는 ‘현대사’에 또 다른 사건을 묵도했습니다. 전직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입니다. 먼 훗날 역사는 평가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들의 모습을. 전직 대통령의 죽음이 단순히 비극으로 끝나지 않고, 우리 사회에 있는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승천 대축일입니다. 후배 신부님이 주보에 ‘추억 만들기’라는 글을 적었습니다. 예수님의 수난, 부활 그리고 승천은 제자들에게는 추억 만들기입니다. 때로 험난하고 두렵고 떨리기도 하지만 희망과 신념으로 질곡의 역사를 관통하며 추억을 만들어 간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우리 민족은 수많은 시련에도 정체성을 잃지 않고 고유한 문화, 언어, 전통을 지켜왔습니다. 다른 민족을 짓밟지 않으면서도 생존해 왔습니다.
이제 예수님은 우리가 어떤 추억을 만들어야 하는지 말해 주고 있습니다.
‘그저 하늘만 바라보지 말라.’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문하는 추억은 3가지입니다.
첫째는 복음을 선포하라는 것입니다. 분열과 갈등을 넘어, 시기와 질투를 넘어서, 두려움과 걱정을 넘어서 참된 기쁨을 선포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말과 행동이 참된 기쁨과 평화를 주어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새로운 시대에 기쁨을 추억으로 만들어 가라고 하십니다.
둘째는 마귀를 쫓아내라고 하십니다. 마귀는 집요하게 우리들의 영혼을 찾아옵니다. 때로는 달콤한 유혹으로 우리를 끌어당깁니다. ‘돈과 명예와 권력’은 마귀가 자주 사용하는 미끼입니다. 마귀는 우리를 게으름으로 유혹하기도 하며, 탐욕과 욕정으로 이끌기도 합니다. 우리의 힘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우리는 주님의 도움을 청해야 합니다.
셋째는 병자들을 고쳐주라고 합니다. 육신의 병은 치유하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교만의 병에 걸린 사람, 분노의 병에 걸린 사람, 시기의 병에 걸린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용서하지 못하고, 영혼이 죽어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영혼이 병든 사람들을 고쳐주는 것이 육신의 병을 고치는 것보다 더 중요합니다.
대한민국이란 배는 앞으로도 많은 폭풍우를 만날 것입니다. 주변에는 강력한 폭풍우가 늘 형성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늘 강한 기압골의 영향을 받는 위치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신념과 희망은 우리를 미래라는 항구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예수님의 승천이란 ‘KTX’를 타거나 ‘아시아나’를 타고 가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현재를 옹골차게 딛고서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승천은 좌절과 두려움에서 희망과 신념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주님과 함께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가야하겠습니다. 나의 삶의 자리에서 변화된 삶을 시작하는 것이 바로 ‘승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