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6주간 금요일

2009. 5. 22. 오전 5:32:32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어제는 하루 종일 비가 왔습니다. 동창신부의 아버님을 위한 장례미사가 있었고, 장지까지 함께 하였습니다. 가족들의 슬픈 마음을 위로하듯이 하늘에서 비가 내렸습니다. 오늘 아침, 하늘은 맑아졌고, 태양은 다시 떠오를 것입니다.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아침이 오고 밤이 오는 이치를 잘 알고 있습니다. 지구는 둥글고 태양을 향해 돌 때는 낮이 됩니다. 지구가 태양의 반대편을 향해 돌 때는 밤이 됩니다. 지구가 태양을 향해 돌기 때문에 낮과 밤은 매일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낮만 있어서는 좋을 것 같지만, 밤이 되어서 잠자리에 들어야만 우리는 새로운 아침을 활기차게 맞이할 수 있습니다. 밤이 되어서 쉬는 것이 좋겠지만 낮이 없는 밤은 어둠일 수밖에 없습니다. 태양을 향해 지구가 도는 동안 낮과 밤은 매일 변함없이 우리를 찾아 올 것입니다. 낮은 낮대로, 밤은 밤대로 우리에게 태양이 필요한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하느님을 믿고 살아가지만 때로 가슴 아픈 일들을 겪게 됩니다. 원하지 않는 슬픔과 고통을 체험하게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하기도 하고, 건강한 몸에 이상이 생기기도 합니다. 불의의 사고가 불쑥 우리를 찾아오기도 합니다. 낮과 밤은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이 찾아오듯이 기쁨과 희망, 슬픔과 고통도 우리 모두에게 똑같이 찾아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신앙인은 기쁨과 희망을 통해서 하느님을 찬미할 수 있고, 슬픔과 고통 속에서도 하느님의 도우심을 청할 수 있으며, 하느님께서 위로해 주심을 믿으며 기다릴 수 있어야 합니다.

물을 댄 논에는 ‘모내기’가 한창입니다. 여리고 약한 모는 따뜻한 햇볕을 받고 촉촉한 비를 맞으며 자라납니다. 하지만 논에는 거센 비가 내리기도 할 것이고, 원하지 않는 잡초도 자리를 잡을 것입니다. 뜨거운 햇볕이 땅을 메마르게 만들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가을이 오면 여리고 약했던 모는 풍성한 열매를 맺는 벼가 되어 소출을 낼 것입니다. 우리가 가까이 대하는 모든 것들도 거저 주어지는 것은 없습니다. 부서지고, 깨지고, 녹아나는 과정을 거쳐서 우리 곁에 주어지는 것입니다.

예전에, 미국의 어느 교회 벽에 이런 말이 적혀있었습니다. “Melt me, Mold me, Fill me, Use me" 하나의 그릇이 만들어 지는 과정을 이야기 하고 있으면서, 신앙인인 우리들이 가야할 삶의 방향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신앙인이 되기 위해서는 지난 모든 것들을 다 녹여야 하며, 이제 새로운 신앙인으로 틀을 만들어야 하고, 그 안에 믿음과 소망 그리고 사랑을 채워야 하며, 그 모든 것을 이웃들과 함께 나누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길이 결코 쉬운 것만은 아니라고 하십니다. 때로 고통과 절망, 아픔과 슬픔, 고독과 고난도 따를 것이라고 하십니다. 그러나 그런 모든 것을 참고 이겨내면 여인이 해산의 고통을 겪고 아이를 출산하듯이 믿음의 결실을 맺으리라 말씀을 하십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도 고통과 박해가 있었지만 주어진 신앙의 길을 충실하게 걸어갔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삶은 철저하게 부서진 삶이었고, 이제 예수님을 만나서 새롭게 형성된 삶이었고, 성령의 열매를 채우는 삶이었으며, 세상 사람들에게 그 열매를 나누어주는 삶이었습니다.

우리는 또 주말을 맞이할 것입니다. 이 주말에 무엇을 녹이고, 무엇을 만들며, 그 안에 무엇을 채울 것인지, 또 무엇을 나눌 것인지 생각하면서 보람 있는 주말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댓글 3

  • 2009년 5월 22일 오후 1:57

    “두려워하지 마라. 잠자코 있지 말고 계속 말하여라..천주찬미!

  • 2009년 5월 22일 오후 7:02

    아멘!

  • 2009년 5월 23일 오전 12:49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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