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제 6주일

2009. 5. 17. 오전 5:34:02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아름다운 계절 5월입니다. 지난 2월에 지리산에서 시작한 ‘오체투지 순례단’이 어제 남태령을 넘어 서울로 왔습니다. 지난 2월에 시작했으니 3개월이 넘었습니다. 지리산에서 서울로 오는 길 자동차로 오면 5시간이면 올 수 있는 길입니다. 수경스님, 문 귀현 신부님, 전 종훈 신부님과 순례의 길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어제 서울로 왔습니다. 그분들은 왜 3개월이 넘게 ‘오체투지 순례’를 하고 있을까요?

아름다운 계절 5월에 꽃들은 예쁘게 피어나지만, 날씨는 따뜻하지만 우리들 사람 사는 세상은 그렇게 예쁘고 아름답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막 태어난 신생아들이 버려지기도 합니다. 용산에서 화재로 숨진 사람들은 아직도 장례를 치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조사를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최고의 권력을 가졌던 사람들이 떳떳하지 못한 돈을 받아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차별대우를 받고 있으며,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늘 해고의 위험을 안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5월은 아름답고 따사로운 계절이기도 하지만, 자유와 평화를 위해서 피를 흘린 사람들을 기억하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자신들의 불의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폭력을 행사했던 사람들도 기억하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평화는 원하는 것을 소유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진정한 평화는 정의가 실현되는 세상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원하는 것을 소유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참된 평화를 이루었고, 그 평화를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세상 사람들의 눈에 주님께서 가신 길은 어리석어 보였습니다. 실패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제자들은 그분의 곁을 떠났었고, 군중들도 그분에게 조롱과 야유를 보냈습니다. 누구도 주님을 지지하거나 변호하지 않았습니다. 그분은 사형선고를 받았고, 쓸쓸히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 언덕을 올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패한 것 같았던 십자가의 길은 참된 평화를 이루는 희망의 길이었습니다.

오체투지 순례를 하는 분들은 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어리석어 보일지 모릅니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그분들의 순례를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왜 그분들이 지리산에서 서울까지 온 몸을 땅 바닥에 엎드려서 오고 있는지 이유를 말해 주고 있지 않습니다. 그분들의 순례가 세상을 변화시키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실패했던 것처럼 보였던 십자가의 예수님께서 참된 평화를 우리에게 주신 것처럼 ‘오체투지 순례단’은 꺼지지 않는 희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개발과 발전, 풍요와 욕망의 그늘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 병들고 소외된 사람들을 기억하게 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은 더불어 살아가는 곳이라는 것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오늘의 제1독서는 우리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존재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세상에 오신 것은 선택된 사람들만이 구원의 빛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주님을 믿고 따르는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이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는 것이 바로 주님께서 세상에 오신 이유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따른 것입니다. ‘벗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주님의 말씀을 지키는 것입니다. 손은 2가지 용도의 기능이 있습니다. 그것은 손으로 태양을 가리려고 하는 것입니다. 거짓과 폭력으로 진실을 가릴 수 있겠지만 진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진실을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하는 세상입니다. 다른 것은 손으로 힘든 사람들, 병든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을 잡아 주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손은 태양을 가리는 손이 아니었습니다. 병자들을 치유시켜 주는 손이었고, 어둠 속에 있는 이들에게 위로를 주는 손이었습니다. 우리들의 손은 어떤 손이어야 하는지 생각합니다.

오늘 제2독서는 이렇게 말을 합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눈에 보이는 형제를 사랑하지 않으면서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거짓말을 하는 것입니다.’

댓글 4

  • 2009년 5월 17일 오전 10:20

    내가 아버지께 청하면, 아버지는 다른 보호자를 보내시어, 영원히 너희와 함께 머물게 하시리라.아멘!

  • 2009년 5월 18일 오전 8:27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하신 예수님 말씀, 우리가 살아가는 지표입니다.

  • 2009년 5월 18일 오후 3:30

    아멘.

  • 2009년 5월 18일 오후 5:16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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