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척사대회가 있는 날입니다. 모두들 마음껏 윷을 던지고, 즐거운 하루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윷을 던질 때, 모나 윷이 나오기를 기대하면서 던집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윷이나 모가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성서는 이렇게 말을 합니다. ‘주사위는 사람이 던지지만, 결정은 하느님께서 하신다.’ 윷은 즐거운 마음으로 던지시고, 무엇이 나오던지 즐겁고 유쾌한 하루를 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심판의 말에는 꼭 따라 주셔야 합니다.
어떤 화가가 예수님께서 마지막으로 저녁을 드시는 그림을 그리려고 했다고 합니다. 다른 10명은 그렸는데, 두 명의 얼굴을 그리지 못했다고 합니다. 누구의 얼굴을 그리지 못했겠습니까! 예수님과 예수님을 배반한 유다의 얼굴을 그리지 못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정말 선하고 착한 사람을 만나서 예수님의 모습으로 그렸습니다. 그러나 아직 한 사람의 얼굴을 그리지 못했습니다. 유다였습니다. 또다시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얼굴이 지독하게 일그러진, 흉악해 보이는 사람을 만났고, 그 사람을 모델로 유다를 그렸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화가에게 이렇게 말을 했다고 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 저를 보고 예수님의 얼굴을 그린 분이 있는데, 이제는 저를 보고 유다의 얼굴을 그리는 분이 있습니다. 화가는 같은 사람에게서 예수님과 유다의 얼굴을 그렸던 것입니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 전부가 아니었다는 것을 화가는 알았다고 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겉모습을 보고 판단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신앙인들은 사람들의 내면을 볼 줄 알아야 합니다. 저에게는 작은 추억이 있습니다. 지금부터 25년 전 저는 신학교 3학년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성소에 대해서 회의를 느끼고 성직의 길을 포기할까 생각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저에게 나병환자들이 사는 마을에 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나병환자들과 이야길 나누고 아이들 교리도 가르치면서 전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일을 체험했습니다. 그 중에서 어느 어머니의 이야긴 아직도 저의 가슴에 남아있습니다. 그 어머니의 이야긴 이랬습니다. “ 나는 어려서 피부병이 있었는데 부모님은 내가 나병환자인줄 알고 소록도에 버렸습니다. 그러나 단순한 피부병이었던 나는 곧 나았지만 소록도에서 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특별히 갈 곳도 없고 그래서 그곳에 있는 나병환자들을 도와주면서 지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방을 치우다가 한 나병환자와 이야길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 분은 초등학교 선생님이었는데 그만 나병환자가 되어서 소록도에 오게 되었고 저하고 자주 이야길 나누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는 한 가지 규칙이 있는데 남자와 여자가 만나면 결혼을 하거나 아니면 지독하게 매를 맞든가 하는 거였습니다. 저는 그곳 원장님에게 만나는 장면을 걸렸고 그래서 고민 끝에 그 남자와 결혼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 뒤 저 역시 나병환자가 되었지만 우리는 서로 사랑을 했고 우리 사이엔 3명의 딸과 1명의 아들이 생겼습니다. 그 뒤 우리는 소록도를 나와서 다른 나환자 마을에 정착을 했고 아이들과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랑하는 남편은 그만 병이 악화되어서 하느님 나라에 갔고 이제 저는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비록 세상은 사람들은 우리를 더러워하고 피하지만 저는 남편을 사랑했고 지금 행복합니다. 가끔씩 슬프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잘 자라주고 있고 이렇게 젊은이를 만나서 이야길 나누니 속이 후련합니다.” 그러면서 그 어머니는 한 줄기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나병환자가 아니었으면서도 나병환자와 결혼한 그 어머니 그리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면서 사랑을 실천한 어머니를 보면서 저는 자신이 부끄러워졌습니다. 그리고 제가 고민하던 것들이 작고 초라하게 느껴졌습니다. 육신은 건강하다고 생각하지만 정신은 어쩌면 시꺼멓게 병들어 있지는 않았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보름간 있으면서 정말 보람 있게 또 재미있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눈망울에서 가식 없는 사랑을 느꼈고 나의 작은 관심에 더없이 기뻐하는 그곳 아이들이 저에게는 어쩌면 삶의 희열을 느끼게 하는 기쁨이었습니다.
교우 여러분 !
오늘도 우리 주위엔 병들고 힘들어 하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전과자로 낙인이 찍혀 사회에로의 적응을 못하는 사람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성숙하지 못해서 누군가 보살펴 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들, 아무도 찾아와주지 않는 방에서 혼자 외로움에 떨고 계시는 우리 주변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그분들에게 이렇게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 지치고 힘든 사람들 나에게 와서 쉬어라 나의 멍에는 편하고 가볍다.”오늘 제 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이야길 합니다. “교우 여러분 무슨 일을 하든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하십시오.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것처럼 여러분도 나를 본받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