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30일 피정도 이제 하루 남았습니다. 시작할 때는 언제 끝날지 걱정을 했는데, 어느덧 30일이 거의 다 지나갔습니다. 올해는 보좌신부님도 계시고, 봉사자들께서 도움을 주셔서 작년보다 수월하게 다닐 수 있었습니다. 며칠 전에 신학교 휴게실에서 동창신부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어떤 형제님께서 저의 동창을 보고 이렇게 말을 했다고 합니다. ‘요즘 보기 드문 선한 얼굴입니다.’ 제가 봐도 저의 동창은 선하게 생겼습니다. 저도 이야기를 하다가,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나도 사람들이 선하게 생겼다고 그래!’ 그러자 동창 신부가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말을 합니다. ‘누가 그래!’ 그렇게 말을 하니, 할 말이 없었습니다.
2월의 첫날입니다.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선하고, 착하고, 성실하고, 정직하고, 정의롭고, 겸손하며, 따뜻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물속에 비친 모습이 나의 모습이듯이 나의 삶과 나의 행동이 사람들에게 그렇게 보여 질 것입니다. ‘난향 천리, 덕향 만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덕과 겸손함이 향기 그윽한 난보다 더 멀리 간다는 뜻입니다. 2월에는 가슴이 따뜻해지는 일들이 많기를 바랍니다.
피정 중에 가장 강조하는 것은 ‘원리와 기초’입니다. 이것이 30일 피정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말을 해줍니다. 원리와 기초는 4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째는 사람이 태어난 목적입니다. ‘사람은 하느님을 믿고 알아서 구원을 받고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 태어났다.’라고 말을 합니다. 시계는 시간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듯이, 종은 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듯이, 사람은 왜 이 세상에 태어났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둘째는 세상의 재물입니다. ‘이 재물은 모두 하느님께서 만드셨고 사람들은 이 재물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하느님을 찬미하는데 유익하면 쓸 것이고, 하느님을 찬미하는데 유익하지 않으면 버릴 것이다.’라고 말을 합니다. 세상의 모든 재물은 하느님을 찬미하는데 사용하면 된다고 합니다. 나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남을 해치기 위해서, 양심을 속이면서 사용하면 안 된다고 말을 합니다.
셋째는 삶의 기준입니다. ‘이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라면 부귀보다 가난을 택할 수도 있고, 건강보다 질병을 택할 수도 있고, 장수보다 단명함을 택할 수도 있다.’라고 말을 합니다. 이 부분이 피정을 하는 학생들에게도 어려운 부분입니다. 신앙생활을 하는 분들도 이 부분에서는 자신 없어 합니다. 극한 상황에서도 하느님의 영광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넷째는 모든 것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삶이라고 말을 합니다. 자는 것도, 사는 것도, 먹는 것도, 사람을 만나는 것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라고 말을 합니다. 이와 같은 단계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피정을 하는 것이고, 이와 같은 삶을 추구하는 것이 바로 신앙인의 길입니다.
오늘의 성서말씀도 바로 이런 원리와 기초의 삶을 말하고 있습니다.
혼인을 한 사람도, 혼인을 하지 않은 사람도 삶의 중심에는 ‘하느님의 영광’이 있어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혼자 사는 것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 아니면 내세울 것도 아닙니다. 혼인 생활을 해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살면 아름다운 것입니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길에는 여러 방법이 있습니다. 비행기로 가는 길, 기차로 가는 길, 자동차로 가는 길, 걸어서 가는 길이 있습니다. 어떤 길로 가든지, 중요한 것은 부산이라는 목적지입니다. 비행기로 가도 목적지가 다르면 소용이 없습니다. 걸어간다 하더라도 목적지가 같으면 언젠가는 도착하게 돼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권위 있는 가르침을 보여 주셨습니다. 그것은 바로 ‘원리와 기초’를 중심으로 한 가르침입니다. 환자를 치유하는 것도, 기적을 행하는 것도, 악령을 내쫓는 것도 모두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서 하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거짓 예언자는 자신의 권위와 자신의 영광이 드러나도록 말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2월의 첫날입니다. 나의 말과 행동이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