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5주간 월요일, 스콜라스티카 기념일, 연중 5주간 수요일

2009. 2. 12. 오전 12: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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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 5주간 월요일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예전에 ‘맥가이버’라는 미국 드라마가 있었습니다. 맥가이버가 손을 대면 모든 것들이 다 고쳐지고, 정상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스위스에서 제작된 다용도 칼을 ‘맥가이버 칼’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작은 도구들을 이용하거나, 과학적인 원리를 이용해 위기를 탈출하곤 하였습니다. 맥가이버에게는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이 삶에 유용한 작품이 되고, 도구가 되었습니다.

제가 캐나다에 살 때, 함께 살던 동창신부도 거의 맥가이버 수준이었습니다. 스테이크도 만들어 먹고, 스파게티도 만들 줄 알았습니다. 시장에 가면 무엇을 사야 되는지 정확하게 알았습니다. 제가 손을 대면 고장 나거나 부서지는 것들이, 친구가 손을 대면 신기하게도 다시 작동을 하고, 고쳐졌습니다. 친구는 제게 이런 말까지 했습니다. ‘너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도와주는 거다.’ 그 말을 들으면서 약간 자존심이 상했지만, 그 말이 틀린 것도 아니었습니다.

맥가이버와 제 친구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가슴이 따뜻하다는 것입니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이 있으면 아무런 조건 없이 기꺼이 도와주었습니다. 한번은 제가 실수로 차를 눈밭으로 몰고 가서 차가 꼼짝도 하지 않았던 적이 있습니다. 친구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차를 눈밭에서 꺼내 주었습니다.
둘째는 순수하다는 것입니다. 요즘 세상에 이유 없이 남을 돕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친구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앞뒤 생각하지 않고 먼저 도와주었습니다. 저는 무슨 일을 할 때, 계산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저의 계산은 친구의 순수함 앞에서면 너무나 작고 초라해 보였습니다.

오늘 우리는 제1독서에서 세상을 창조하시는 하느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말씀 한마디로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시는 하느님께서는 진정한 ‘맥가이버’이십니다. 우리들의 상상과 생각을 뛰어넘는 분이십니다. 빛을 만들고, 땅을 만들고, 하늘을 만들고, 물을 만들고, 해와 달, 별을 만드시는 분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그 정도는 되셔야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정도는 되셔야지 만물의 주인이시고, 우주 만물을 다스리는 분이 되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많은 병자들을 고쳐주십니다. 예수님의 옷깃만 스쳐도 병이 낳는 것을 보여주십니다. 정말 장난이 아니십니다. 어디가 아픈지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언제부터 아픈지 말을 하지 않아도, 그냥 예수님 곁에서 옷만 만져도 모든 병이 저절로 치유됩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니, 그 정도는 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느님과 예수님께도 공통점이 있으십니다.

첫째는 사랑 때문에 그렇게 하신다는 것입니다. 넘치는 사랑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셨습니다. 우리는 작은 것들을 하고도, 자신의 이름이 드러나기를 원합니다. ‘광개토왕비, 진흥왕 순수비’도 그렇습니다. 자신의 업적과 명예가 드러나기를 바라는 것이 보통 사람들의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큰 잘못도 아닙니다. 하지만 하느님과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하는 것이 그분들의 업적과 자랑도 아닙니다. 그저 사랑하시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자비하시기 때문입니다. 웬만한 잘못들은 다 받아주시고 용서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너희 죄가 진흥같이 붉어도 눈과 같이 희게 해 주시겠다고 하십니다. 너희 죄가 다홍같이 붉어도 양털같이 하얗게 만들어 주시겠다고 하십니다. 뉘우치고, 하느님께, 예수님께 돌아오기만 하면, 지난 모든 것은 덮어주고 당신의 나라에 다시 들어올 수 있도록 해 주십니다.

오늘, 우리가 신앙 안에서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인가 생각합니다.
가슴이 따뜻한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계산하고 따지기 보다는 순수한 삶을 살아야 겠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우리도 서로 사랑해야 하겠습니다.
우리를 용서하시고 받아주시는 것처럼 우리도 우리의 이웃을 너그럽게 대해야 하겠습니다.

이번 성지 순례를 통해서
따뜻함, 순수함, 사랑, 너그러움을 마음에 담아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성녀 스콜라스티카 기념일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언어도 다르고, 피부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평화롭게 살 수 있는 것은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나만이 옳고, 나의 것만이 최고라고 생각하면 우리는 다른 사람을 인정하지 못합니다. 다른 문화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나와 다른 것은 옳고 그른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이해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사람의 혈액형은 크게 4가지입니다. A형, B형, O형, AB형입니다. 그리고 흔하지는 않지만 Rh 마이너스, 플러스 형태의 혈액형이 있습니다. 저는 A형입니다. 흔히들 A형은 소심하다고 합니다. 소심하니까 A형일 수도 있고, A형이니까 소심할 수도 있습니다. 각자의 혈액형에 따라서 생각이나, 느낌이 다른 것을 좋고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각자는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는 것을 이해하고 인정하며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들의 성격과 품성을 이해하는 심리학적인 분석방법으로 'MBTI' 와 ‘에니어그램’이 있습니다. 'MBTI' 외향적인지, 내향적인지, 직관적인지, 감성적인지, 생각을 먼저 하는지, 행동을 먼저 하는지, 추론을 하는지, 판단을 하는지를 가지고 사람들의 성격을 나누는 것입니다. 저는 외향적이고, 감성적이며, 행동을 먼저하고, 판단을 하는 편입니다. 그런 저의 성격이 좋은 점도 있고, 부족한 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저와 같은 사람만 있다면 그것도 좋은 것은 아닐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에니어그램’은 사람의 성격을 9가지 유형으로 구분합니다. 책임감이 강한 유형, 협조적인 유형, 독립적인 유형, 내성적인 유형, 세심한 유형, 감성적인 유형, 성취지향적인 유형, 화합과 일치를 도모하는 유형입니다. 저는 협조적이며, 감성적이고, 화합과 일치를 좋아하는 유형입니다.

이와 같은 성격이 좋은 면도 있고 부족한 면도 있습니다. 저와 다른 성격의 유형인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한 적도 많았습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일하던 사목국에는 신부님들이 10명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서로 개성이 다르고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무척 힘들었습니다. 몇 번의 연수와 모임을 통해서 우리는 서로를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꽃밭에는 다양한 꽃들이 있을 때, 더욱 아름답습니다. 장미, 튤립, 개나리, 진달래, 나팔꽃과 같은 꽃들은 저마다 개성이 있고, 저마다 독특한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꽃들은 내가 최고라고 다른 꽃들을 무시하거나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꽃밭의 한 쪽에서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입니다.

사람들은 오랜 역사를 통해서 자신과 다른 사람을 인정하지 못했고, 강한 사람들은 약한 사람들을 지배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전쟁의 역사이며, 비극의 역사였습니다. 지금은 아무도 그러한 행동을 정당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불과 200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지배하고, 정복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프리카의 흑인들, 아메리카의 원주민들은 피부와 문화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의 소중한 전통이 파괴당했고, 그들의 전통은 사라져야 했습니다. 우리 민족도 제국주의 역사관에 의해서 희생당하였습니다. 이곳 일본에 있지만, 우리는 일본에 의해서 나라를 빼앗긴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그것이 잘못된 역사라고 생각하지만 당시에는 그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우리는 하느님께서 다양한 생명체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생명체는 하느님 보시기에 좋았다고 합니다. 서로 경쟁하고 싸워서 정복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창조 목적에 맞도록 서로 이해하고, 조화를 이루며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도록 살아야 한다고 말씀을 하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유대인들의 율법학자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잣대로 예수님의 제자들을 대하였습니다. 자신들의 생각과 다르게 행동하는 예수님의 제자들이 잘못되었다고 말을 합니다. 먼저 이야기를 듣고, 왜 그렇게 했는지 묻지도 않고 먼저 단죄를 하였습니다.

우리 모두는 이 세상의 주인이 아닙니다. 우리들 역시 짧은 시간 이 지구라는 별에 잠시 세들어 사는 것입니다. 하느님께로 돌아가는 날까지, 우리는 세들어 사는 사람처럼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주인인 것처럼 사는 것은 교만입니다. 오늘 하루를 지내면서 옆에 있는 분들과 다른 점은 무엇인지, 비슷한 점은 무엇인지, 그러면서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연중 제 5주간 수요일
어느덧, 순례의 마지막 날입니다.
성지순례를 가는 가장 커다란 이유는 무엇인가 생각합니다. 이 세상에서 하느님의 나라를 꿈꾸기 때문입니다. 성지는 하느님을 위해서 살다간 분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여정입니다. 어느 곳은 순교자들의 무덤이 있습니다. 어느 곳은 예수님의 발자취가 있는 곳입니다. 어느 곳은 기적을 보여준 성인들이 살았던 곳입니다. 어느 곳은 순교자들이 잠시 머물다 간 곳입니다. 성지라는 곳은 거룩한 장소입니다. 경치가 좋고 아름답기 때문이 아닙니다. 하느님을 증거하고, 하느님과 함께 살고자 했던 분들이 머물렀던 곳입니다. 우리가 있는 이곳 나가사키는 하느님을 믿고 따르기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순교했던 땅입니다. 우리가 어제 보았던 우라카미 성당은 원자폭탄이 떨어졌던 성당이기도 합니다. 이곳 나가사키에서 7만 5천명이 비극적인 전쟁으로 희생을 당하였습니다.

저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성지순례를 많이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1995년도에 이집트, 이스라엘을 다녀왔습니다. 96년도에는 프랑스, 스페인, 이태리를 다녀왔습니다. 2001년도에는 멕시코 과달루페를 다녀왔습니다. 2003년도에는 터키, 이스라엘, 이태리를 다녀왔습니다. 2005년도에는 포르트갈, 스페인, 그리스, 이집트, 이스라엘을 다녀왔습니다. 2006년도에는 메주고리엘 다녀왔습니다. 사제라고 해도 이렇게 많은 성지를 다녀오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시간이 있으면 경제적인 여유가 안 되기도 합니다. 경제적인 여유와 시간이 있으면 건강이 허락하지 않기도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부족한 제가 하느님께서 만들어 주신 세상을 좀 더 많이 볼 수 있도록, 특히 하느님을 따라서 살아간 사람들의 발자취를 볼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셨습니다. 자랑이라면 자랑일 수 있지만, 저는 하느님께 감사를 드릴 뿐입니다.

특히 성모님께서 발현하셨던 성지를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루르드, 파티마, 과달루페, 메주고리’입니다. 루르드는 치유의 은사를 주는 샘물이 흘러나오는 곳입니다. 파티마는 성모님께서 3가지 비밀을 알려 주신 곳입니다. 과달루페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하느님을 알 수 있도록 기적을 보여주신 곳입니다. 메주고리는 아직까지 성모님의 발현이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이 4곳을 모두 다녀 올 수 있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느님께서는 제게 성모님의 사랑을 더욱 깊이 느낄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셨습니다. 오늘은 특히 ‘루르드의 복되신 마리아’ 기념일입니다. 성모님께서는 원죄 없이 잉태되셨음을 선포하신 곳이기도 합니다.

오늘 우리는 ‘에덴동산’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느님께서 만들어 주신 세상은 모두 성지였습니다. 모두 하느님의 발자취가 가득담긴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인간을 창조하실 때도 아무런 흠이 없이 ‘원죄 없이’ 창조해 주셨습니다. 세상 모든 것들은 하느님의 창조계획과 질서에 의해서 만들어 졌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창조질서가 흔들리는 원인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인간의 교만함입니다. 교만함이 원죄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성지순례를 다니는 것은 바로 우리들의 교만함으로 일그러졌던 창조의 질서를 회복하고, 이 세상이 다시금 하느님의 충만한 사랑으로 가득한 ‘에덴동산’이 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이 세상을 오염시키는 것은 하느님께서 만들어 주신 것 때문이 아닙니다. 그것은 바로 하느님께서 가장 사랑하셨던 인간들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들 때문입니다. ‘시기, 질투, 교만, 인색, 탐욕, 욕망, 미움, 원망’과 같은 것들은 이 아름다운 세상을 무질서하게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이 모든 악한 것들이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 창조의 질서를 회복하는 것은 밖에서 찾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들 내면의 갈등과 우리들 내면에서 나오는 악한 것들의 뿌리를 자를 때 비로소 회복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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