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은 2008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대학 교수들이 2008년도의 사자 성어로 "호질기의(護疾忌醫)"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병이 있음에도 의사에게 진료를 꺼리는 것"을 가리키는 이 말은 잘못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쓰지만 좋은 남의 충고를 싫어하는 행태를 비유할 때 쓰는 말이라고 합니다. 좀 어려운 말이지만 내용을 생각하면 의미가 있는 말입니다.
며칠 전에 ‘환자방문’을 하였습니다. 오랫동안 성당에 오지 않았던 분입니다. 몸에 이상이 생겨 수술을 했고, 지금도 아픈 곳이 많은 분이셨습니다. 기도를 청하기에 함께 기도를 했고, 형제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몸이 아프기는 한데, 병원에 가는 것이 두렵다고 합니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더 악화된 분들도 보았다고 하고, 현대의학을 신뢰하지 못하겠다고 말을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왜 하필 나에게 이런 병이 생겼는지, 하느님을 원망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모든 것을 하느님께 의지하고, 병을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대체의학에 의지하고, 한방치료를 하는 형제님을 보면서, 주님의 도우심으로 건강을 회복하시기를 기도했습니다.
담배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을 모르는 분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많은 분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습니다. 저도 예전에 담배를 피웠기 때문에 담배가 주는 중독을 알고 있습니다. 군대에서 휴식시간에 담배를 피던 기억도 있습니다. ‘식후 연초는 불로장생’이라는 말을 하면서 식사를 하고나서 친구들끼리 담배를 나누어 피던 기억도 있습니다. 비오는 날 창가에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한 잔의 커피와 한 모금의 담배는 멋있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다행이 13년 전에 담배를 끊었습니다. 지금도 제가 한 일 중에 가장 잘 한 것은 담배를 끊었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창 신부 한분도 새해에는 담배를 끊어 보겠다고 하기에, 꼭 끊어 보라고 용기를 주었습니다.
감사드리면 감사할 일이 생긴다고 합니다. 짜증내면 짜증낼 일들이 생긴다고 합니다. 2008년도의 마지막 날 아침에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주어진 모든 것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모든 것 하느님께로부터 왔습니다.’ 마음이 참 편해졌습니다. ‘눈물로 씨 뿌리던 사람이 기쁨으로 곡식 단을 거두리라!’ 제가 사제 서품을 받았을 때 사용했던 상본의 성서 말씀입니다. 이 시편 126장의 말씀은 제게는 커다란 힘이 되었고, 지치고 힘들 때 용기를 주었습니다.
신앙인은 힘들고 어려울 때, 하느님을 찾아야 합니다. 하느님께 의지하고, 하느님의 뜻을 따라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하느님께로부터 왔으며, 하느님께로 가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때로 엉뚱한 곳에서 위로를 얻으려 합니다. 지난 성탄 때 정 진석 니콜라오 추기경님께서 이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경제만 좋아지면 모든 것이 해결 될 거라는 생각은 잘못입니다.’ 신앙인은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으로 살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닮았지만, 나약하기 때문에 잘못을 하고, 실수를 반복하기도 합니다. 신앙인이면서 서로 다투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합니다.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을 인정하기 보다는 의견이 다른 사람이 잘못했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세례를 받고, 성당에 나오지만 말씀이 중심에 있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시기와 질투, 분노와 미움이 우리를 갈라놓기도 합니다.
오늘 12월의 마지막 날에 우리는 아름다운 성서 말씀을 들었습니다.
“한처음에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는데, 말씀은 하느님이셨다. 그분께서는 한처음에 하느님과 함께 계셨다. 모든 것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고, 그분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 그분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지만, 어둠은 그를 깨닫지 못하였다.”
오늘 하루 하느님의 말씀을 하나 정해서 ‘묵상’을 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주어진 모든 것을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저녁 10시에 있는 ‘송년 미사’에 함께 하시면 좋겠습니다. 나의 부족함에도 사랑을 베풀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새로운 한해를 기도를 통해 시작할 수 있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