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밤에 꿈을 꾸는데, 추위에 떠는 꿈이었습니다. 일어나 보니, 정말 방이 추워졌습니다. 보일러를 외출로 해 놓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가 꿈을 꾸는 많은 것들은 현실의 삶에서 겪었던 일이나, 바라던 일들이라고 합니다. 저도 가끔 미사를 봉헌하는 꿈을 꾸곤 합니다. 운동선수는 운동하는 꿈을 꿀 것이고, 지금 사랑에 빠진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꿈을 꾸기도 할 것입니다. 성서에도 꿈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구약의 요셉은 꿈을 해몽해서 이집트의 재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사무엘은 꿈속에서 하느님의 음성을 듣기도 했습니다. 신약에서도 천사 가브리엘은 꿈을 통해 나타났고, 하느님의 뜻을 알려 주기도 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사도요한의 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사도요한은 야고보의 형제이며, 예수님의 사랑받는 제자 중에 한명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중요한 일이 있을 때면, 베드로, 야고보와 요한을 함께 데리고 다니셨습니다. 죽었던 소녀를 다시 살리실 때도 요한을 데리고 가셨고, 거룩한 변모의 순간에도 함께 하셨습니다. 겟세마니 동산에서 밤을 새워 기도하실 때도 함께 하셨습니다. 요한은 특별히 십자가에 매달리신 주님께 특별한 당부의 말을 들었습니다. ‘이분이 이제 당신의 어머니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요한에게 어머니를 부탁하였습니다. 이것은 그만큼 요한에 대한 기대와 사랑이 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요한은 예수님의 사랑을 기억했으며,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했습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글로 예수님의 가르침과 사랑을 전하였습니다. 요한복음은 3개의 공관 복음과는 다른 관점에서 예수님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요한복음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더욱 풍성한 주님의 가르침과 사랑을 볼 수 있습니다. 가나의 혼인잔치 이야기, 사마리아 여인의 이야기, 착한목자 이야기,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신 이야기, 포도나무 이야기, 예수님과 베드로 이야기 등은 요한복음에서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이야기이며, 예수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요한은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처음부터 있어 온 것, 우리가 들은 것, 우리 눈으로 본 것, 우리가 살펴보고 우리 손으로 만져 본 것, 이 생명의 말씀에 관하여 말하고자 합니다. 그 생명이 나타나셨습니다. 우리가 그 생명을 보고 증언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에게 그 영원한 생명을 선포합니다. 영원한 생명은 아버지와 함께 계시다가 우리에게 나타나셨습니다. 우리가 보고 들은 것을 여러분에게도 선포합니다.” 요한 사도는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우리들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요한의 또 다른 모습을 보게 됩니다. “두 사람이 함께 달렸는데, 다른 제자가 베드로보다 빨리 달려 무덤에 먼저 다다랐다. 그는 몸을 굽혀 아마포가 놓여 있는 것을 보기는 하였지만,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요한사도는 먼저 주님께서 부활하신 동굴에 도착했지만 베드로 사도에게 양보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은 베드로 사도가 먼저 보도록 겸손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우리는 오늘 축일로 지내는 요한사도에게서 2가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첫째는, 우리가 가진 신앙을 충실하게 전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우리의 말로 전할 수 있고, 우리의 삶으로 전할 수 있고, 우리의 글로 전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가진 신앙을 충실하게 전하기 위해서는 말씀을 늘 가까이 해야 합니다.
둘째는, 우리가 겸손해야 합니다. 하느님과 멀어지게 하는 가장 커다란 유혹은 바로 교만함입니다. 거센 바람이 불 때 부러지고 쓰러지는 것은 땅에 가까이 있던 풀과 여린 꽃이 아니었습니다. 줄기가 두껍고 키가 큰 나무들이 쓰러졌던 것을 보았습니다. 아무리 예수님의 사랑을 많이 받았던 요한사도이지만 그것을 드러내기 보다는 겸손함을 보여주었고, 그 겸손함이 그를 더욱 빛나게 만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