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3주간 금요일

2008. 12. 19. 오전 5:04:30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배려’라는 말이 있습니다. 상대방이 편안할 수 있도록, 상대방이 기쁠 수 있도록 하는 마음 씀입니다. 함께 차를 탈 때, 상대방을 위해서 차의 문을 열어주는 일도 하나의 배려입니다. 화장실에서 내가 사용한 후, 다음 사람을 위해서 정리를 잘하는 것도 배려입니다. 식당에서 함께 온 사람들을 위해서 수저와 젓가락을 놓고, 물을 컵에 따라 주는 것도 배려입니다. 엘리베이터에서 함께 탄 사람이 먼저 내릴 수 있도록 하고, 몇 층까지 가는지 물어보고 층수를 눌러 주는 것도 배려입니다. 생활하면서 나의 조그마한 배려가 사람들을 미소 짓게 하고, 주변을 따뜻하게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어제 동창 신부님과 저녁을 함께 하였습니다. 사무실에 있는데 40대 초반의 자매님이 오셨다고 합니다. 신부님께서는 무슨 일로 오셨는지 질문을 하니, 기부금을 조금 내겠다고 하셨답니다. 신부님은 어떻게 알고 오셨냐고 하니, 평화신문과 인터넷을 보고 왔다고 합니다. 대수롭지 않게 사무실 직원에게 기부금을 받아서 처리를 하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무실 직원이 자매님께서 주신 기부금을 받은 다음 조금은 당황한 모습으로 신부님께 왔다고 합니다. 그 자매님께서 주신 기부금이 상당히 컸기 때문입니다. 신부님도 그 액수가 워낙 컸기 때문에 이렇게 말을 했다고 합니다. ‘롯도에 당첨 되셨습니까!’ 자매님은 그저 약간 웃으시면서 제가 그동안 모은 것입니다. 하고는 아무 말 없이 사무실을 나갔다고 합니다. 그 자매님께서 기부한 금액은 사무실에 꼭 필요한 만큼의 금액이었다고 합니다.

저도 올해 본당에 있으면서, 그런 경험을 몇 번했습니다. 꼭 필요한 만큼 필요한 때에, 누군가가 도움을 주셨습니다. 제가 걱정을 하고, 궁리를 해도 잘 풀리지 않았던 일들이 잘 풀리던 일들이 기억납니다. 잠언에 있던 말이 생각납니다. ‘주사위는 사람이 던지지만, 결정은 하느님께서 하신다.’ 이제 며칠 있으면 성탄입니다. 주님께서 이 세상에 오셨던 그 기쁨을 생각하고, 앞으로 오실 주님을 위해서 준비하는 대림시기입니다. 하지만 돌아보면 며칠 남지 않은 성탄인데, 저는 지금도 모든 것을 저의 판단과 저의 기준으로 생각하였습니다. 이제는 모든 것을 놓고, 오셨던 주님을 생각하고, 앞으로도 오실 주님을 떠올리며 경건하게 준비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였습니다.

오늘, 성서 말씀은 바로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힘으로는 어려운 일들, 하느님께서는 하실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독서와 복음은 모두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여인들이 하느님의 도움으로 아이를 가진다는 이야기입니다. 하느님의 크신 ‘배려’입니다. 해가 뜨고, 아침이 오는 것도, 꽃이 피고, 새가 하늘을 나는 것도 모두 하느님의 크신 배려입니다. 그것을 느끼고, 그것을 알 수 있다면, 우리들의 삶은 모두 큰 은총이며 축복입니다. 그것을 받아들이면 감사할 일들뿐입니다.

어제, 그동안 교리를 준비하신 자매님과 잠시 대화를 하였습니다. 저를 피곤하게 하였다고 생각하셨지만, 저는 그 자매님과 대화를 통해서 더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예전에 선배 신부님께서 하셨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인생은 하루만 살아도 흑자입니다.’ 오늘 하루, 타인을 위한 배려의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3

  • 2008년 12월 19일 오전 8:47

    주사위는 사람이 던지지만 결정은 하느님께서 하신다,,,천주찬미!

  • 2008년 12월 19일 오전 10:06

    배려하는 마음, 하느님의 마음을 닮아가는 마음입니다.

  • 2008년 12월 19일 오후 10:10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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