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번 세례식 때, 혼인 갱신식을 했습니다. 세례를 통해서 하느님의 자녀가 된 부부는 사회에서 혼인을 했어도, 하느님 앞에 혼인의 예식을 함으로써 혼인이 단지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가정을 이루는 것만이 아니라, 하느님의 축복 속에 성가정을 이루어가는 것임을 알려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혼인은 하느님께서 맺어주시는 것이기에 혼인은 신성하고 거룩하며 혼인은 사람이 함부로 갈라놓을 수 없다는 것을 알려 주기 위해서입니다.
교회는 오늘부터 한 주간을 가정 성화 주간으로 정했습니다. 가정 성화 주간으로 정해야 할 만큼, 우리들의 가정은 많은 갈등과 어려움에 직면해 있고, 가정이 파괴되고 가정이 단순히 하숙집처럼 변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구장님께서도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가정의 성화가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올해의 사목교서의 주된 내용도 가정의 성화를 위한 배려였습니다.
이번 세례식을 통해서 모든 가족들이 함께 신앙생활을 하게 되는 가정을 보았습니다. 제일 먼저 엄마가 세례를 받았고, 다음은 아들이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아빠가 세례를 받으면서 그 가정은 모두 신앙 안에서 일치를 이루었습니다. 다른 한 가족도 아빠가 세례를 받으면서 성가정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엄마의 오랜 소망은 아빠가 세례를 받는 것이었고, 아빠는 엄마를 사랑하기 때문에 엄마가 바라는 대로 신앙생활을 시작했고 세례를 받았습니다. 세례를 받고 새벽미사에 함께 나온 부부를 보니 참 아름다웠습니다.
본당에서 열심히 활동을 하는 교우들의 가정방문을 하였습니다. 엄마와 아빠의 가장 큰 걱정은 아들이 장가가는 것도, 좋은 직장을 갖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어릴 때는 잘 다니던 성당에 지금은 나가지 않는 자녀들이 성당에 다시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가정방문을 다니면서 지금은 성당에 나오지 못하고 있는 자녀들이 모두 신앙 안에서 성가정을 이룰 수 있기를 기도했습니다.
가정 성화를 이루기 위해 꼭 필요한 것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가족들이 함께 모여 기도하는 것입니다. 기도는 고통과 절망,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는 가장 커다란 힘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성모님과 요셉은 아기 예수를 데리고 성전에 가서 함께 기도를 하였습니다. 저의 집은 어릴 때, 늘 온가족이 함께 모여 기도를 했습니다. 때로 기도하기 싫었던 적도 있지만 가족이 함께 모여 기도했던 것은 아름다운 기억입니다. 아이들은 학교 공부 때문에 조금 크면 직장 일 때문에 함께 기도하기가 어려워집니다. 기도 소리가 작아지면 가정의 성화는 점점 힘들어 집니다.
두 번째는 대화입니다. 대화는 3가지의 차원이 있습니다. 마음이 담기지 않은 일상적인 대화입니다. ‘학교 다녀왔습니다. 밥은 먹었니?, 아이들은? 자자.’이런 것은 마음을 열어주는 대화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저도 집에 가면 별로 이야기를 하지 않는 편입니다. ‘별일 없으시죠?’라고 하면 그 다음에는 할 말이 없습니다. 다음은 먼가를 지적하고, 야단치는 대화입니다. ‘넌 도대체 잘 하는 것이 머냐! 지금 몇 시냐! 언제 철드니!’ 이런 식의 대화는 마음을 열 수 없습니다. 열리던 마음까지 닫게 만들기 쉽습니다. 많은 가정에서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이런 대화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끝으로 마음을 열어주는 대화입니다. ‘나는 너를 믿는다. 네가 있어 행복하다. 오늘 너의 이야기는 아주 감동적이었단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합니다. 칭찬과 격려, 위로와 희망을 주는 대화는 가정이 작은 교회가 되게 합니다.
세 번째는 신뢰입니다. 가족이 서로 신뢰하고, 서로를 이해한다면 많은 어려움과 갈등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남과 북의 관계가 점점 경색되는 것도 기본적인 신뢰의 부족입니다. 여당과 야당이 국회에서 서로를 비난하는 것도 신뢰의 부족입니다. 아빠가 엄마를 믿지 못하면, 아내가 남편을 믿지 못하며, 자녀와 부모가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면 가정은 성화될 수 없습니다.
오늘의 성서 말씀은 가정의 소중함을 이야기 하고 있으며, 소중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 가족들이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말해 주고 있습니다.
“네 아버지가 나이 들었을 때 잘 보살피고, 그가 살아 있는 동안 슬프게 하지 마라. 그가 지각을 잃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그를 업신여기지 않도록 네 힘을 다하여라. 아버지에 대한 효행은 잊혀지지 않으니, 네 죄를 상쇄할 여지를 마련해 주리라.”
“아내 여러분, 남편에게 순종하십시오. 주님 안에 사는 사람은 마땅히 그래야 합니다. 남편 여러분, 아내를 사랑하십시오. 그리고 아내를 모질게 대하지 마십시오. 자녀 여러분, 무슨 일에서나 부모에게 순종하십시오. 이것이 주님 마음에 드는 일입니다. 아버지 여러분, 자녀들을 들볶지 마십시오. 그러다가 그들의 기를 꺾고 맙니다.”
교우 여러분!
기도와 마음을 열어주는 대화, 그리고 신뢰를 통해서 성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