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32주간 금요일

2008. 11. 14. 오전 5:19:32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어제 대학입학 수학능력 시험이 끝났습니다. 열심히 공부한 모든 학생들이 원하는 만큼 좋은 결실을 맺기를 바랍니다. 어제 아침에 좋은 성적을 거두었던 사람들이 비결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그런데 매번 듣는 이야기지만, 그들이 말하는 비결은 우리가 모르는 것도 아니었고, 아주 특별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오늘 주어진 하루에 충실한 것입니다. 일주일, 한 달, 1년은 길게 느껴지지만 오늘 하루는 그렇게 긴 것은 아닙니다. 이 하루를 충실하게 보내는 사람은 일주일, 한 달, 1년을 충실하게 준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짧은 하루를 헛되이 보내는 사람은 일주일, 한 달, 1년을 헛되이 보내기 쉽습니다.

걱정하거나 근심하기 보다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그것을 지금 하는 것입니다. 아직 오지도 않은 걱정 때문에 오늘 해야 할 일을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나간 일 때문에 내일 해야 할 일을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성적이 좋은 친구들은 근심, 걱정보다는 미래에 대한 희망과 확신을 가지고 오늘을 살았습니다. 이것은 비단 시험을 잘 보느냐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이것은 바로 우리가 인생길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오늘의 제1독서에서 요한은 같은 말을 합니다. 내가 그대에게 써 보내는 것은 무슨 새 계명이 아니라 우리가 처음부터 지녀 온 계명입니다. 곧 서로“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우리가 그분의 계명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고, 그 계명은 그대들이 처음부터 들은 대로 그 사랑 안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신앙인으로서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도 특별한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예전부터 들었던 것처럼 ‘서로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도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노아의 시대에도, 롯의 시대에도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살았던 사람들은 하느님의 사랑을 받았고 심판을 받지 않았다.’ 학생들은 시험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그 때가 멀게 느껴지기 때문에 오늘 하루를 충실하게 준비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우리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언젠가 올 죽음이 너무 멀게만 느껴지기 때문에 우리는 그 죽음을 준비하지 못하곤 합니다.

어제 서울대 병원에 환자방문을 다녀왔습니다. 중학생 어린이는 다행히 5달 만에 퇴원을 할 수 있었지만, 50대의 형제님은 10개월간 입원했음에도 차도가 없어서 가족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었습니다. 죽음이 언제 올지는 모르지만, 우리 모두는 언젠가 그 죽음을 만나게 됩니다. 오늘 하루를 충실하게 사는 사람들은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믿기에 죽음이 오더라도 두려워하지 않고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길 수 있을 것입니다. 준비하며 사는 이들에겐 이 세상에서 이미 ‘은혜로운 종말’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댓글 2

  • 2008년 11월 14일 오전 8:48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믿기에 죽음이 오더라도 두려워하지않고 하느님께 모든것을 맡길수 있을것입니다.아멘!

  • 2008년 11월 15일 오전 1:0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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