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성당에는 많은 단체들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단체에는 봉사자가 있습니다. 다들 힘들고 어려운 가운데서도 맡은 일을 기쁘게 해 주고 계십니다. 단체의 책임을 맡는 것은 일을 더 많이 하는 것도 있지만, 때로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오해와 갈등을 겪기도 합니다. 일보다도 사람과의 관계 때문에 단체장을 맡아서 하는 것이 힘들 때가 많습니다.
단체장의 임기를 마치면, 신앙생활을 더 충실하게 하는 분도 있지만 단체장을 그만두게 되면 성당에도 잘 나오지 않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만큼 일하면서 힘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어제는 남성 총구역장을 만났습니다. 직장 문제로 전출을 가셨기 때문입니다. 후임 남성 총구역장을 선임하는 문제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다행히 봉사를 해 주실 분을 정했다고 합니다.
제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를 생각합니다. 여성 구역장이 공석인 곳도 있었고, 남성 구역장이 공석인 곳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모든 구역에 구역장이 있지만 아직도 반장은 몇 곳이 공석인체로 있습니다. 성당에서 봉사를 하는 것이 힘들고 어렵기도 하지만, 어떤 분들은 이런 봉사를 통해서 신앙이 더 깊어지기도 합니다.
프로야구 팀 중에서 두산 베어즈에는 랜들이라는 외국인 선수가 있습니다. 팀의 중요한 경기가 있는 때에 선수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랜들 선수는 팀을 위해서 아버지의 장례식에 가는 것을 포기하고, 경기가 다 끝난 다음에 갔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아버지가 돌아가신 일은 큰일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속한 팀이 경기에 승리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고, 자신을 필요로 하는 팀을 위해서 자신의 개인적인 일은 나중으로 미루었다고 합니다.
자신의 맡은 직책과 일 때문에 설날이나 추석에 고향으로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가족에 대한 사랑이 없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가족들을 사랑하고 함께 지내는 시간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속한 사회의 안전을 위해서 자리를 지키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미국은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합니다.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대통령이 나오리라는 기대가 높습니다. 새로운 미국의 대통령은 전쟁과 폭력으로 자신의 힘을 사용하기 보다는 자유와 평등이라는 가치가 세상에 전해지도록 노력하는 지도자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미국은 단순히 한 나라가 아니라, 세계의 경제와 정치에 막대한 영향력을 주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제1독서는 우리가 세상의 법에 순응하기 보다는 하느님의 뜻에 더 순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하느님께 순종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 순종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때로 희생과 아픔이 있어도, 사랑하는 가족들을 만날 수 없어도, 비판과 비난을 받는다고 해도, 참된 진실과 정의를 위해서 주님께서 걸어가신 십자가의 길을 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신앙은 나와 나의 가족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우리 모두는 한 형제요 자매라는 연대의식을 키워가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나의 십자가는 타인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