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뚝 솟은 나무를 볼 때가 있습니다. 오랜 시간 세월의 풍상을 겪은 나무입니다. 땅 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하늘을 향해 높이 솟아 있지만, 가까이 가서 보면 많은 상처가 있는 것을 봅니다. 벼락을 맞은 자리도 있고, 화재에 그을린 자리도 있고, 심한 바람에 부러진 가지도 있는 것을 봅니다. 오랜 시간 같은 자리를 지켜오면서 나무는 많은 것을 보았을 것입니다. 비록 말은 하지 않지만, 나무도 감정이 있다면 눈물을 흘리리라 생각합니다.
지난달부터 가정방문을 시작하였습니다. 늘 환하게 웃고, 신앙생활을 충실하게 하는 분들이지만, 가정방문을 하면서 많은 분들의 마음에 아픔과 상처가 있는 것을 봅니다.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힘들어 하는 분, 가족이 몇 년 째 병상에 있어서 힘들어 하는 분, 사랑하는 가족이 뜻하지 않은 병과 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그 가족에 대한 그리움에 마음 아파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몇 달째 병원에 있는 아이도 있습니다. 어제는 교우 한분께서 호흡 곤란으로 병원 중환자 실로 가셨습니다. 노환으로 요양 병원에 계신 분도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2명의 교우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한분은 자녀들을 다 키우고, 이제 노년의 삶을 즐겨야 하는데, 병환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다른 한 분은 이제 겨우 18살 인데,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우리는 신앙을 가졌기 때문에 이런 어려움과 커다란 슬픔 속에서도 위안을 얻고, 희망을 간직하며 살아갑니다. 사랑하는 자녀를 먼서 하늘나라로 보낸 가족들이 어제 미사에 나오셨습니다. 성물 방에서 기도서를 새로 사고, 묵주를 사는 것을 보았습니다. 지치고 힘든 몸을 위로해주는 분은 하느님이시 때문에 하느님께 의지하며 세상을 떠난 아들이 천상에서 영원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기도하는 것을 봅니다. 안타깝게도 아들은 세상을 떠났지만 가족들은 신앙 안에서 용기를 내고, 힘을 얻는 것을 보았습니다.
오늘은 환자 방문이 두 곳 있습니다. 가족들을 만나고, 환자를 위해서 기도하는 일은 저의 소중한 직무입니다. 가족들을 위로하고 환자에게 성체를 영해 드리면서, 오히려 제가 위로를 받습니다. 따뜻한 가족의 사랑을 보기 때문입니다. 힘들고 어려운 세상에 남을 위해 기도하고, 도움을 주는 분들이 많은 것을 보기 때문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무슨 일이든 이기심이나 허영심으로 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겸손한 마음으로 서로 남을 자기보다 낫게 여기십시오. 저마다 자기 것만 돌보지 말고 남의 것도 돌보아 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