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가롤로 보로메오 주교 기념일

2008. 11. 4. 오전 11:52:54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어릴 때, 방학숙제로 ‘일기쓰기’가 있었습니다. 일기는 매일 쓰는 것인데, 나중에 몰아서 썼던 기억도 있습니다. 주부들은 매년 ‘가계부’를 쓰려고 합니다. 물론 처음 며칠은 잘 쓰지만 대부분은 귀찮기도 하고, 늘 같은 내용이라서 쓰지 않곤 합니다. 일기와 가계부는 잘 쓰면 생활을 짜임새 있게 할 수 있고, 몇 년이 지나면 훌륭한 개인의 역사가 됩니다.

저는 영어일기와 가계부를 쓰고 있습니다. 처음에 영어일기를 쓸 때면 힘들고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좋아지기는 합니다. 가계부를 쓰는 것도 귀찮은 면이 있지만 한 달이 지나면 제가 주로 지출하는 용도를 알 수 있게 됩니다. 기록은 중요한 것이지만, 모든 사람들이 다 기록을 하지는 않습니다.

‘스티븐 코비’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일곱 가지 습관’이라는 책에서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고 했습니다. 중요한 것과 소중한 것은 차이가 있다고 말을 합니다. 인생을 행복하고 기쁘게 살기 위해서는 소중한 것을 먼저 해야 한다고 합니다.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요? 가족들의 생일을 기억하는 것, 아픈 사람에게 전화를 하고 방문하는 것, 건강을 위해서 적당히 운동을 하는 것, 영적인 성숙을 위해서 성서를 읽거나 책을 읽는 것,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가는 것, 봉사하고 자선을 베푸는 것들이라고 하겠습니다.

우리는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해서 소중한 일들을 잊어버리곤 합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 명예를 얻기 위해서,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서 많은 시간을 투자합니다. 돈을 버는 것도, 명예를 얻는 것도, 좋은 직장을 얻는 것도 결국은 소중한 사람과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돈 때문에, 명예 때문에, 좋은 직장 때문에 지금 옆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을 잊어버리곤 합니다.

미국의 어느 사업가가 멕시코의 시골로 휴가를 갔다고 합니다. 사업가는 하루에 4시간만 물고기를 잡은 어부를 보고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하루에 8시간을 일하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돈을 모아서 나중에 배를 한척 더 사고, 또 돈을 모아서 배를 많이 사면 선박 업을 할 수 있고, 회사를 차리면 많은 사람이 투자를 할 것이고, 당신은 잘 살게 될 겁니다.’

어부는 사업가에게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그렇게 돈을 많이 벌어서 무엇을 합니까!’ 사업가는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멋진 바닷가에 별장을 짓고, 가족들과 함께 낚시도 즐기고 인생을 편안하게 살 수 있습니다.’ 어부는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나는 지금 멋진 바닷가에서 가족들과 함께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소중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가장 소중한 일이라고 하십니다. 하늘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초대에 응답해야 하고, 하느님의 부르심에 따라 충실하게 살아야 한다고 하십니다.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해서 하느님의 초대에 응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을 하십니다. “‘첫째 사람은 ‘내가 밭을 샀는데 나가서 그것을 보아야 하오. 부디 양해해 주시오.’ 하고 그에게 말하였다. 다른 사람은 ‘내가 겨릿소 다섯 쌍을 샀는데 그것들을 부려 보려고 가는 길이오. 부디 양해해 주시오.’ 하였다. 또 다른 사람은 ‘나는 방금 장가를 들었소. 그러니 갈 수가 없다오.’ 하였다.”

강원도 산간에는 얼음이 얼었다고 합니다. 나뭇잎도 다 떨어지는 겨울이 곧 다가옵니다. 자연은 이렇게 시작과 끝이 있음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생의 가을이 올 때,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얼마나 중요한 일을 했는가를 가지고 판단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소중한 일들을 얼마나 많이 했는가를 보시고 판단하실 것입니다. 오늘 하루 감사를 드리고, 소중한 일들을 생각하며, 주님의 뜻에 따라 살아간다면 인생의 가을이 온다고 해도 두려울 것이 없을 것입니다.


 

 

댓글 1

  • 2008년 11월 4일 오후 12:27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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