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어제 잠자리에 들면서, 하루 일과를 생각했습니다. 오전 9시에는 혼배면담, 10시 미사, 10시 30분 관면혼배, 11시 가정방문, 오후 1시 여성구역장, 반장 교육 참석, 4시 가정방문, 7시 병원 환자 방문, 8시 성체분배자 교육 수료 미사 참석 등의 일이 있었습니다. 가장 마음이 아팠던 것은 보라매 병원에서 있었던 환자방문이었습니다.
환자는 오랫동안 성당에 나오지 않았던 분이었습니다. 너무나 아프니까, 이제 혼자 힘으로는 움직이기 힘드니까, 하느님을 찾았습니다. 환자를 위해서 기도하면서 조금만 일찍 하느님을 찾았으면 좋았을 거란 생각을 했습니다. 하느님을 믿고, 하느님께 의지하라는 말씀을 드리니 고개를 끄덕입니다.
가정방문을 하면서 안타까운 일이 있습니다. 어머니는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데, 가족들이 성당에 나오지 못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유도 다양합니다. 학교 공부 때문에, 회사일이 바빠서, 오랫동안 안 나가니까 두려워서라고 말들을 합니다. 또 많은 분들이 나중에는 성당에 나오겠다고 하십니다. 천천히 나오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저의 마음도 안타깝습니다.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간, 건강, 재산 모두 다 언젠가는 놓고 가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나름대로 무척 바빴다고 생각을 했는데, 오늘 아침에 텔레비전을 보면서 저는 정말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분은 사업을 실패해서 2억여 원의 빚이 있었는데 10년 동안 열심히 일해서 모두 갚았다고 합니다. 10년 동안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7가지의 일을 했다고 합니다. 신문에 광고지 넣는 일, 신문 배달하는 일, 학원버스 운전하는 일, 길에 버려진 폐지 줍는 일, 목욕탕 청소 하는 일, 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정말 바쁘게 하루를 사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남들은 월급날이 한 달에 한번인데 자신은 여러 번이라 더 기쁘다고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이제부터 자신을 위해서 저금도 하고, 가족들과 함께 여행도 가겠다는 그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정말 주어진 시간에 충실한 모습을 보았습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우리의 전투 상대는 인간이 아니라, 권세와 권력들과 이 어두운 세계의 지배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령들입니다. 진리로 허리에 띠를 두르고 의로움의 갑옷을 입고 굳건히 서십시오. 발에는 평화의 복음을 위한 준비의 신을 신으십시오. 무엇보다도 믿음의 방패를 잡으십시오. 여러분은 악한 자가 쏘는 불화살을 그 방패로 막아서 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구원의 투구를 받아쓰고 성령의 칼을 받아 쥐십시오. 성령의 칼은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여러분은 늘 성령 안에서 온갖 기도와 간구를 올려 간청하십시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인내를 다하고 모든 성도들을 위하여 간구하며 깨어 있으십시오.”
하루에 7가지의 일을 하면서도 누굴 원망하지 않고, 주어진 일에 충실한 분이 신앙인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신앙인은 더 기쁜 마음으로 주어진 일에 충실해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벌써 10월도 하루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내가 헛되이 버린 시간들은 없는지, 내가 나의 영혼을 위해서, 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지 돌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하루 남은 10월입니다. 의미 있는 일에, 보람 있는 일에, 하느님을 찬미하는 일에 나의 정성과 마음을 담아내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