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연령회 어르신들께서 성지순례를 가십니다. 작년에 제가 왔을 때는 연풍성지엘 다녀오셨습니다. 황새바위 성지가 어떤 곳인가를 한번 알아보았습니다. 황새바위 성지를 다녀오신 분께서 성지를 다녀온 소감을 잘 소개한 글이 있었습니다.
“황새바위라는 말의 뜻은 적게는 두 가지, 많게는 세 가지의 뜻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옛날 죄인들을 포박하는 여러 방법 가운데, 다리를 묶는 것을 우리는 흔히 ‘족쇄’라고 잘 알고 있으며 지금도 그 말은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목을 묶거나 목에 큰 칼을 채우는 것을 ‘항쇄’라고 하였습니다.
많은 신자들이 목에 칼을 차고 줄줄이 이곳으로 와서 순교하였기 때문에 ‘항쇄바위’란 말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감옥에다 두껍게 벽을 칠 때 한쪽은 넓고 반대쪽은 좁은 구멍이 난 큰 돌을 끼워 넣어 매를 맞아 기진한 신자들이 형장으로 옮겨 가지 못할 만큼 되었을 때 그 구멍사이로 올가미를 한 밧줄을 끼워 넣어 목에다 걸고 반대편에서 여러 명이 함께 잡아 당겨 죽이는 방법이 있었는데, 이것을 항쇄돌, 또는 ‘항쇄바위’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옛날 이곳에는 수많은 황새들이 깃든 서식지여서 황새바위라고 한다는 설이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수많은 순교자들이 흰옷을 입고 이곳에서 예수마리아를 부르며 죽어갈 때 건너편 공산성에서는 구경꾼들이 모여서서 “마치 흰 황새 떼들이 수북이 모여 늘어 선 것 같다”고 한데서 연유된 말이라고 합니다.
당시의 공주는 충청도를 관할하는 관찰사(도)와 감영(시)이 함께 있었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전국각지에서 소위 ‘사학(천주학)죄인’들이 끌려와 문초를 받고 황새바위에서 처형당하곤 하였습니다. 그 수효는 헤아릴 수조차 없이 많았는데 공주 감영록이 세상에 공개돼서 그 이름이라도 알 수 있는 수만도 무려 248명이나 됩니다. 그 가운데는 가장 어린 나이로는 아직 10살밖에 안 되는 김춘겸의 따님과, 연세가 가장 높은 이로는 승지였던 남종삼 성인의 부친이신 84살의 남상교 순교자가 있으며, 또 대표적인 순교자로는 내포의 사도 이존창과, 103위 순교성인 중 한분이신 손자선 토마스 성인이 있습니다.
공주황새바위 마당에는 다듬지 않은 돌이 세워진 모습으로 열 두 개가 있습니다. 이는 주님의 사도들처럼 불굴의 신앙을 증거 한 이들을 기억하기 위해 12사도의 수만큼 세웠는데, 그 가운데는 키가 아주 작은 것도 있습니다. 그것은 아직 못다 핀 나이로 순교한 어린 순교자를 기억하기 위함입니다. 이 돌 하나하나를 어루만지며 그들의 삶과 죽음, 무엇보다도 그들의 영성을 묵상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합니다.
무덤경당에는 이곳에서 순교하신 이들 가운데 그 이름이 밝혀지신 분들만이라도 우리가 기억하고 그분들을 영원히 기리기 위해 그 안에 248위의 순교자 명단이 빼곡히 적혀있으며, 될 수 있는 한 그분들의 이름을 한자라도 더 마음속으로 부르며 그들의 영원한 삶을 본받고자 애쓰는 시간을 갖도록 합니다.
그리고 이 무덤경당에서 나의 신앙생활에 장애가 되는, 아니 이 시대의 순교적 삶을 사는데 장애가 되는 그 무엇을 묻어버릴 것인지 결심하도록 한다고 합니다. 나의 나쁜 성질, 나의 못된 버릇, 나의 부족한 인내심, 남을 미워하는 마음, 나 혼자만 잘났다고 여기는 교만한 마음, 좀 더 충실하지 못한 나의 신앙, 그리고 순교적 삶에 대한 두려움 등, 그래서 이 시대의 진정한 참 신앙인으로 거듭 날 계기로 삼아야겠습니다.
마당 한 가운데는 순교 탑이 목에 쓰는 칼 모양으로 우뚝 서있으며 그 가운데로 마치 천국에 이르는 계단모양의 사닥다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 탑을 보면서도 묵상해야겠습니다.”
저는 이 묵상 글을 읽으면서, 황새바위 성지에서 순교하신 분들은 오늘 예수님의 말씀을 온 몸으로 실천하였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의 벗인 너희에게 말한다. 육신은 죽여도 그 이상 아무것도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누구를 두려워해야 할지 너희에게 알려 주겠다. 육신을 죽인 다음 지옥에 던지는 권한을 가지신 분을 두려워하여라. 그렇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바로 그분을 두려워하여라.
참새 다섯 마리가 두 닢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그 가운데 한 마리도 하느님께서 잊지 않으신다. 더구나 하느님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다.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
황새바위 성지를 묵상하면서 순교자들의 뜨거운 신앙을 보았습니다. 작은 일에 쉽게 좌절하고, 먹고 살기 바쁘다고 하느님을 찾는 일에 소홀한 우리들의 얕고 짧은 신앙을 돌아보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성지순례를 다녀오는 연령회 어르신들께서 잘 다녀오실 수 있도록 기도 중에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