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오늘은 개천절입니다. 개천절은 한국 최초로 민족국가가 건국된 것을 기리기 위한 국가 기념일입니다. 개천절의 기원에 대해서는 두 가지 학설이 있습니다. 하나는 기원전 2457년 10월 3일, 단군의 아버지 환웅이 천신인 환인의 뜻을 받아 처음 하늘 문을 열고 백두산 신단주 아래로 내려와 홍익인간과 이화세계의 대업을 시작한 날이라는 것이고, 다른 설은 이보다 124년 후인 고조선의 건국일(기원전 2333년 음력 12월 3일)을 기리기 위한 날이라는 것입니다. 지금이 2008년이니까 합하면 단기 4341이 된다고 하겠습니다.
지구상에 이렇게 오랜 역사를 지닌 민족도 거의 없습니다. 성서의 연대와 비교를 하면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홍해바다를 건넌 것 보다 더 오랜 역사입니다. 이런 오랜 역사를 지난 민족이지만, 우리는 지정학적인 위치 때문에 많은 외침을 받았습니다. 대륙인 중국의 힘이 강했을 때는 중국으로부터 침략을 받았습니다. 한나라, 당나라, 원나라, 청나라는 우리 민족을 침략했었습니다. 해양세력의 힘이 강했을 때는 일본으로부터 침략을 받기도 했습니다. 임진왜란, 일제의 36년간의 식민통치가 그렇습니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침략을 받았고, 때로 엄청난 고통을 받았지만 민족의 정체성을 잃어버리지 않았습니다. 고유한 언어와 고유한 문자를 가졌으며 아름다운 문화와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자부심을 가지며, 개천절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홍익인간’이란 말은 참으로 의미 있는 말입니다.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한다는 뜻입니다. ‘이화 세계’라는 말은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는 사람들이 모인 세상을 뜻합니다.
이와 같은 민족정신은 우리가 가진 신앙과 밀접한 관계를 지닙니다. 하느님은 이 세상을 사랑하셨고, 하느님의 모상을 닮은 사람을 창조하셨고, 그 사람들이 하느님의 뜻을 따라 세상을 다스리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선하시고, 하느님은 사랑이시고, 하느님은 자비로우신 분이기에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곳이 하느님 나라, 바로 천국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욥’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습니다. 자신에게 다가온 많은 고통 속에서도 하느님과의 신뢰를 계속 간직합니다. 그렇기에 ‘욥’은 시련 속에서도 하느님의 영광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민족도 많은 시련과 고통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정통성을 이어오는 것은 어쩌면 하느님의 보호하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코라진, 베사이다, 가파르나움을 야단치십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지 않고, 세상의 유혹에 흔들렸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도 똑같이 야단을 치시리라 생각합니다. ‘생명경시 풍조, 물질 만능 풍조, 이기주의와 지역주의’ 등으로 서로를 이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게 아픔과 상처를 주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진흙 속에서 꽃이 피듯이, 어둠이 깊어도 새벽이 오듯이, 참된 진리의 길, 믿음의 길, 사랑의 길을 충실하게 걸어가야 하겠습니다. 오늘 하루를 지내면서,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온 마음과 생각과 행동으로 이웃과 하느님을 사랑하도록 했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