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25주간 목요일

2008. 9. 25. 오후 3:45:58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비가 내려서인지, 날씨가 많이 시원해졌습니다. 요즘은 많이 볼 수 없지만 예전에 무지개를 본적이 있습니다. 아무리 달려가도 결국 무지개는 또 멀어지지만 아름다운 빛깔의 무지개를 쫓아가려했던 어릴 때의 기억은 아름답습니다. 사람들은 산을 오를 때, 산의 정상에서 산 아래의 세상을 바라보고, 산에 올랐다고 말을 합니다. 하지만 결국 산의 정상은 산이 아니고 산의 일부분인데, 우리는 꼭 정상을 올라야만 산에 올랐다고 말을 합니다. 정상에 오르기까지 한걸음, 한걸음 땀을 흘리면 올라간 골짜기, 능선도 산인데, 우리는 그 과정은 잘 기억하지 않곤 합니다.

올해 초에 신학교에서 30일 피정을 신학생들과 함께 했습니다. 매일 신학교에 다니면서 피정만 끝나면 좀 편하겠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피정이 끝나니까 곧 바자회 준비를 해야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 해서 바자회가 잘 끝났고 이제는 좀 편하겠다 싶었는데 곧 여름철이 다가오고 주일학교 학생들의 여름 캠프가 있었습니다. 여름캠프가 끝나면 좀 편하겠다 싶었는데 이제 성전 봉헌식이 곧 다가옵니다. 추기경님을 모시고 성전 봉헌식을 하면 편할 것 같지만, 다시 사목회 연수를 해야 하고, 내년도 본당의 사목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바닷가에서 파도가 끊임없이 밀려왔다 밀려가듯이, 본당에서의 일도 계속 무언가를 해야 하고, 새로운 무엇인가를 채워야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일의 결과만 보면, 목적만을 추구하면 참 힘든 생활이 되겠지만, 일을 하는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보고, 그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보람을 생각한다면 다가오는 모든 일이 하느님의 축복으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무지개를 애써 쫓아가려하지 않고, 무지개를 바라보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면 오늘 하루가 즐거울 수 있습니다. 결혼만 하면 잘 살 것 같지만, 결혼을 하고나면 또 다른 일들이 생겨납니다. 아이만 낳으면 행복할 것 같지만 아이를 낳으면서 많은 일들이 생겨납니다. 목적이 이루어지는 것이 인생이 아니라, 그 목적을 향해서 오늘 한걸음을 충실하게 걷는 것이 인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늘 제1독서인 코헬렛은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허무로다, 허무로다.’ 그리고 화답송은 이렇게 말을 합니다. ‘천년도 주님 눈에는 지나간 어제 같고, 한 토막 밤과도 같나이다.’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허무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의미를 모르고 방황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나오는 헤로데는 왕으로서 많은 권세를 누렸지만, 많은 재물을 가졌지만, 삶의 참된 진리를 깨닫지 못했기 때문에 허무한 삶을 살다 갔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권세와 힘 때문에 예언자인 세례자 요한의 목을 베는 잘못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아침 방송에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화려한 꽃이 떨어져야 열매가 맺어집니다.’ 결국 꽃이 시들어야 결실을 맺는 것처럼, 우리들의 삶도 땀을 흘리고, 자신을 희생해서 누군가를 위한 다리가 되어 줄 때, 진정한 결실을 맺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에게는 인생은 허무 한 것이 아니라, 인생은 하느님을 만나는 축복의 시간입니다.

댓글 3

  • 2008년 9월 26일 오전 12:51

    아멘.

  • 2008년 9월 26일 오전 8:44

    천년도 주님의 눈에는 지나간 어제같고,한토막 밤과도 같나이다.아멘

  • 2008년 9월 26일 오후 11:08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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