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28주일

2008. 10. 11. 오후 6:2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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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가끔씩 어릴 때 살던 집이 생각납니다. 담 뒤에 작은 개울이 있었고, 동네에는 넓은 공터가 있었고, 밭에는 옥수수, 깨가 심어져있었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려 놀다, 배고프면 집에 가서 찬밥을 먹고 다시 놀았습니다. 동네 우물가에서 박카스 병을 줄에 매달아 물을 퍼 올리기도 했습니다. 지금 우리 아이들은 그런 놀이와 그런 기쁨을 느낄 수 없습니다. 우리는 경제 발전과 아파트의 편리한 삶을 대가로 소중한 많은 것들을 상실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풍요로운 삶도 좋고, 경제의 발전도 좋은데, 우리 사회는 우울증은 더 늘어나고, 이웃과의 따뜻한 정은 더욱 각박해져가는 세상에 살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만들어가야 하는 공동체는 무엇인가? 참된 행복은 무엇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가를 생각합니다. 오늘 우리는 본당 봉헌식을 했습니다. 시흥동 본당에서 분가를 했고, 6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시흥동 본당에서의 한 지붕 2가족의 생활, 우방 아파트 상가에서의 생활, 성전 건축과정에서 있었던 구청에서의 시위, 그리고 작년 6월에 새 성전의 준공식과 오늘 추기경님을 모시고 하는 봉헌식이 마치 한편의 영화처럼 흘러갔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함께하지는 않았지만 새 성전 신축을 위한 교우 분들의 땀과 전임 신부님들의 수고를 들어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함께한 이 새 성전은 재건축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신축 아파트와 같아서는 안 됩니다. 신도시 개발을 통해서 만들어진 콘크리트 건물이어서는 안 됩니다. 이 성전에서 세상의 냄새가 나서는 안 됩니다. 이곳에서 경제적인 풍요와 편리한 삶 때문에 나눔과 봉사, 희생과 사랑이 없어지면 안 될 것입니다. 분명 우리의 새 성전은 상가 건물에서 보다는 아늑하고 아름답습니다. 깨끗한 교리실, 만남의 방, 소 성전, 카나 홀, 성체조배 실, 대 성전은 상가건물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상가건물에서 함께했던 나눔과 희생의 정신은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제 이곳에서 힘들고 어려운 이웃들이 위로와 희망을 볼 수 있어야합니다.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 주님의 나라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만군의 주님께서는 이 산 위에서 모든 민족들을 위하여 살진 음식과 잘 익은 술로 잔치를, 살지고 기름진 음식과 잘 익고 잘 거른 술로 잔치를 베푸시리라. 그분께서는 이 산 위에서 모든 겨레들에게 씌워진 너울과, 모든 민족들에게 덮인 덮개를 없애시리라. 그분께서는 죽음을 영원히 없애 버리시리라. 주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의 얼굴에서 눈물을 닦아 내시고, 당신 백성의 수치를 온 세상에서 치워 주시리라.” 이와 같은 잔치가 우리의 새 성전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리의 새 성전에 많은 분들을 초대해야 합니다. 이곳에서 성경공부도 더 많이 있어야 합니다. 많은 단체들이 하느님을 찬미하고, 삶의 기쁨과 아픔을 나누어야 합니다. 주변의 이웃들에게 우리의 기쁨과 우리의 희망을 나누어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모든 이를 위한 모든 것’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가 새로운 성전을 함께 만들었지만, 우리가 마음을 함께하지 못하면 이곳에서 하느님 나라의 잔치를 열수 없습니다. 어떤 사람이 하느님 잔치에 함께 하지 못합니까?

첫째, 교만한 사람입니다. 그들의 마음에는 하느님은 이미 높은 분이 아닙니다. 자신만이 모든 것을 알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은 잔치에 초대를 받았어도 가지를 않습니다.

둘째, 독선적인 사람입니다. 그들은 자신만이 초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이해를 못합니다. 그런 사람은 자신보다 못한 사람이 초대를 받은 것에 대해서 이해를 못합니다. 결국 그런 사람들은 초대를 받았지만 가지 않습니다.

셋째, 시기와 질투하는 사람들입니다. 모든 것을 자신의 잣대로 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땀과 노력을 인정하지 못합니다. 이것은 아주 고약한 병입니다. 저도 예전에 이 병에 걸려서 상당히 고생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잣대로, 사랑의 잣대로 보기 시작하면 이 병은 금새 치유될 수 있기도 합니다.

그럼 하느님의 잔치에 초대받기 위해서 그 초대에 응답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떠한 삶을 살아가야 합니까! 다행스럽게도 오늘 제 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그 해답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나에게 능력을 주시는 분을 힘입어 나는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나의 모든 능력과 힘은 결국 하느님께서 주신다는 겸손한 마음입니다. 또한 어떠한 처지에 있다 해도 감사할 줄 아는 하느님께 대한 믿음입니다.

그 하느님께서는 나의 모든 수고와 땀과 노력을 알아주시고 결국은 나를 당신의 나라로 초대하신다는 절대적인 믿음 이것이 우리가 하느님의 초대에 응답하는 바른 자세입니다. 새로운 성전에서, 우리는 봉헌식을 했습니다. 이곳에서 날마다 하느님을 찬미하는 믿음의 잔치, 사랑의 잔치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성전 봉헌식에 함께 해 주신 추기경님, 신부님들, 찾아와 주신 손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모든 준비를 기쁜 마음으로 해 주신 교우 여러분들과 성전 봉헌식의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모든 영광은 하느님께 드립니다.


 

 

댓글 5

  • 2008년 10월 11일 오후 8:02

    성전 봉헌을 위해 함께 해 주시고 애써주신 교우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저희 사목회도 신부님의 사목 방침에 따라 더욱 성숙한 사목회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교만하지 않고, 독선적이지 않고, 시기와 질투하지 않고 주님이 보시기에 좋은 본당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교우 여러분!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주임신부님! 애 많이 쓰셨습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 2008년 10월 11일 오후 9:21

    성전 봉헌을 위해 불철주야 고생하신 신부님과 교우 여러분 에게 정말 감사 드립니다.

  • 2008년 10월 12일 오전 10:31

    성전 봉헌을 할수있도록 이끌어 주심을 주님께 감사드리며 오늘 이런 좋은 날씨까지 보너스를 주시다니 그저 그저 감사 합니다. 아멘~

  • 2008년 10월 12일 오후 7:29

    나에게 능력을주시는 분을 힘입어 나는 무슨일이 든지 할수 있습니다..아멘!

  • 2008년 10월 15일 오전 8:38

    그리스도의 향기가 넘쳐나는 사람들로 가득찬, 기쁨과 평화가 함께하는 아름다운 성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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