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0주간 수요일

2012. 8. 22. 오전 6:3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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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시흥5동 본당은 10년의 시간을 지내면서 3명의 본당신부가 있었고, 이제 다음 주면 4번째 본당신부가 부임을 합니다. 신부님들은 나름대로 사목을 하지만 신자들은 신부님들을 대할 때, 몇 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엄격하고 원칙적인 신부님, 정이 많고 자상한 신부님, 사교적이고 친절한 신부님, 말이 없고 무뚝뚝한 신부님, 활동적이며 운동을 좋아하는 신부님, 책을 많이 읽고 늘 사제관에만 계시는 신부님 등으로 기억할 것입니다.

저는 8년간 보좌신부로 지내면서 7분의 본당 신부님들을 모셨습니다. 신부님들은 크게 5가지 유형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자유 방임형입니다. 모든 일들을 사목위원들에게 맡기면서, 사제는 주로 기도하는 일을 합니다. 제가 모셨던 신부님은 하루에 3시간 이상을 기도하셨습니다. 보좌 신부들에게도 사랑을 많이 주셨고, 재정적으로도 많은 후원을 해 주셨습니다. 신부님은 언제나 웃은 모습이었습니다. 신자들은 본당의 주인으로서 주도적으로 봉사를 하였습니다.
두 번째는 사목회 협의형입니다. 중요한 모든 일들은 사목위원들과 협의를 하였습니다. 신부님은 늘 원칙과 기준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신자들과도 어느 정도 선을 그으면서 지냈습니다. 신부님은 실수가 없으셨습니다. 사제는 늘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세 번째는 사제 주도형입니다. 본당의 모든 일들은 사제가 결정하였고, 사목위원들은 본당신부의 결정을 따랐습니다. 신부님은 청렴하였고, 지혜로웠으며, 생활이 반듯하셨습니다. 사목위원들은 불평과 불만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신부님께서 결정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네 번째는 절대 사제형입니다. 신부님께서는 박사학위가 3개나 있으셨습니다. 경제, 정치, 사회, 문화, 역사, 신학 등에서 박식하셨습니다. 신부님과 대화를 해서 이길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신부님은 한번 말씀하시면 1시간도 2시간도 막힘이 없으셨습니다. 제가 신학을 배울 때도 요한복음 1장만 가지고 한 학기를 배운 적이 있습니다.
다섯 번째는 사목회 의존형입니다. 신부님은 마치 황희정승처럼 이 사람의 말도 맞는다고 하시고, 저 사람의 말도 맞는다고 하셨습니다.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거의 모두 들어 주셨습니다. 본인에게는 엄격하셨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한 없이 부드러우셨습니다. 저는 어떤 유형의 사제였을지 생각해 봅니다. 하느님의 뜻에 합당한 사제로 지냈는지 생각해 봅니다.

신자들과 21년을 지내면서 신자들도 5가지의 유형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는 일편단심형입니다. 마음에 맞는 신부님께는 온갖 정성을 다합니다. 하지만 그 신부님께서 다른 곳으로 가시면 이내 활동과 봉사를 그만 두는 형입니다. 어디 좋다고 하면 강의를 쫓아다니고, 특정 신부님과 주로 관계를 맺는 신자입니다.
두 번째는 반골형입니다. 매사에 적극적이 활동적인 신자입니다. 자신의 주관이 뚜렷한 사람입니다. 본인의 생각이 맞는다고 생각하면 누구하고도 맞서는 유형입니다. 화합과 타협을 하기 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켜야 성이 차는 사람입니다.
세 번째는 사회생활형입니다. 종교는 절대적인 것이 아닙니다. 일종의 취미활동처럼 신앙생활을 합니다. 재정적으로 여유는 있기 때문에 가끔씩 돈을 쓰지만 시간을 내서 봉사하는 일은 좀처럼 하지 않습니다. 주교님이 오신다거나, 커다란 행사가 있으면 얼굴을 드러내는 신자입니다. 집에서도 신앙생활을 하는지 잘 알 수 없는 신자입니다.
네 번째는 절대 순종형입니다. 본당신부의 말은 곧 하느님의 말처럼 생각합니다. 본당신부가 내린 결정은 절대로 번복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뒤에서는 다른 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자신의 의견이 없기 때문에 창의적인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주로 먹고 마시는 데는 소질이 많습니다.
다섯 번째는 완전기도형입니다. 남의 말은 가볍게 전하는 법이 없습니다. 신중하지만 본당신부가 의견을 물으면 자신의 주장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편입니다. 말없이 성당에서 기도를 하는 편이고, 자녀들도 모두 신앙 안에서 열심히 지내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이 있으면 성당이 좀처럼 흔들리지 않습니다. 속이 꽉 찬 과일 같은 분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유형의 신앙생활을 하시는지요?

비가 오는 여름날 성당을 지나다가 창문을 닫고, 성모상 앞에서 기도를 드리던 신자. 남몰래 어려운 이웃들을 도와주던 신자, 본당신부가 휴가를 가면 매일 성당에 와서 시설물을 돌보던 신자, 본당에서 실시하는 피정, 교육, 봉사에는 언제나 앞장서는 신자, 감사할 일이 있으면 감사헌금을 봉헌하고, 어려운 가운데서도 본당 재정에 관심을 가지는 신자들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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