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어제는 여자 양궁 개인전을 보았습니다. 결승전에서 우리나라 선수와 멕시코 선수가 화살을 쏘았습니다. 마지막 결승선에서 우리나라 선수가 8점을 쏘았습니다. 양궁에서 특히 결승전에서 8점은 거의 패배를 알리는 점수입니다. 하지만 상대방 멕시코 선수도 8점을 쏘았고, 중앙에 가깝게 8점을 맞추었던 우리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저는 기쁘면서도 한 가지 떠오른 생각이 있었습니다. 상대방이 있는 경기는 내가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방보다 조금 더 잘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요즘 예수님께서는 하늘나라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하늘나라는 올림픽 경기처럼 1등을 해야만 가는 것이 아닙니다. 하늘나라는 그저 주어진 삶에 충실하면 갈 수 있는 나라입니다. 하늘나라는 상대방이 있는 경기가 아닙니다. 내가 상대방 보다 더 잘해야 가는 것도 아니고, 상대방이 나보다 못해서 가는 나라도 아닙니다. 하늘나라는 상대평가가 아니라, 절대평가입니다. 그저 내가 하느님의 뜻에 따라서 살기만 하면 갈 수 있는 나라입니다.
‘견지망월(見指望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손가락은 달을 보라고 하는데, 사람들이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본다는 뜻입니다. 오늘 성서말씀은 바로 그런 이야기입니다. 예레미야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 있는데 사람들은 예레미야의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하느님의 뜻을 전하고 있는데 사람들은 예수님의 출신배경을 보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다투고 싸우는 이유는 진실을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욕심을 먼저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마다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을 먼저 볼 수 있다면, 하느님의 뜻을 먼저 생각한다면 우리는 세상을 좀 더 의미 있고, 기쁘게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아프리카의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고 합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우리는 80년 가까이 인생을 살아갑니다. 이것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빨리만 가려해서는 도달하기 먼 거리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더불어 살아가야 하고, 함께 나누며 살아가야 합니다. 어제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장 빨리 가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비행기를 타고 가는 방법, KTX를 타고 가는 방법, 자가용으로 가는 방법, 자전거로 가는 방법, 걸어가는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가장 빨리 가는 방법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가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면 먼 길도 가깝게 느껴지고, 지루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운 사람과 함께하면 아무리 가까운 길도 지겹고, 멀게 느껴질 것입니다.
무더운 여름입니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