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4주간 토요일

2012. 7. 14. 오전 5:33:39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동창 신부님께서 ‘사목회’를 새로 구성하면서 저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 기도생활, 봉사생활, 나눔을 잘 하는 분들 중에서 선임을 하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3박자를 골고루 잘 하는 분을 찾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지금 정부에서도 가장 힘들어 했던 것이 대통령과 함께 일할 사람들을 선정하는 것이었습니다. ‘고소영’, ‘강부자’ 라는 말을 듣곤 했습니다. 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사람들을 선정했다는 말을 들었고, 강남의 부자들을 선정했다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성모님의 군대인 ‘레지오 마리애’에서도 간부들을 선출할 때면 한바탕 홍역을 치러야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간부를 시키면 ‘탈단’도 불사하겠다고 말을 한다고 합니다. 봉사하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든다는 것은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세상의 것들에 흔들리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돈이 되는 일, 나에게 이익을 주는 일, 재미있고 즐거운 일이라면 누가 부탁하지 않아도 기꺼이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고통스러운 일, 괴로운 일, 아무런 현실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일, 때로 모욕과 멸시까지 받는 일에 기꺼이 십자가를 지려는 사람들은 별로 없습니다.

매주 토요일이면 성전청소를 하려고 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과 구역 식구들이 번갈아 가면서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바쁜 주말에 청소를 하러 오시는 분들을 보면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주보를 접으러 오시는 어르신들도 계십니다. 우리 본당은 많은 봉사자들에 의해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모두 주님의 사랑을 충만히 받으실 것입니다. 저는 시흥5동 본당 신부로 있으면서 다른 일들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스스로 하는 것이 아니라, 부탁을 받으면 거절을 잘 못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지구 교육담당 신부, 지구 엠이 지도신부, 서서울 교육담당 신부, 복음화 학교 지도신부, 신학교 강의’를 하였습니다. 제가 맡은 일들이 때로 힘들었지만 보람은 있었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하느님께 이렇게 말씀을 드렸습니다. ‘주님 제가 있습니다. 저를 보내 주십시오.’ 이사야 예언자처럼 말은 하지 못할지라도 우리에게 맡겨지는 일이 있다면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라고 응답은 하면 좋겠습니다. 파리 외방 전교회는 한국 교회와 인연이 깊은 단체입니다. 교황님께서는 사제가 없는 조선교회에 사제를 파견하기로 하셨고, 그 일을 파리 외방 전교회 신부님께 부탁하였습니다. 조선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면서, 한번 가면 다시는 돌아 올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길은 죽음의 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많은 신부님들께서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을 하였고 조선에 와서 기꺼이 순교의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오늘 우리들이 맡아야 하는 일들은 우리를 위해서 머나먼 길을 떠나야 했던 프랑스의 신부님들의 삶에 비하면 아주 작은 일들입니다. 혹 나에게 봉사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사랑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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