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체성혈 대축일

2012. 6. 9. 오후 3: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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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성경에 보면 예수님의 옆구리를 창으로 찌른 사람이 있습니다. 혹시 그 사람의 이름을 아시는 분 있습니까? 성경에는 나오지 않지만 교회의 전승에는 그 사람의 이름이 ‘란씨아노’입니다. 란씨아노는 예수님의 옆구리를 찌르는 악행을 범했지만 나중에는 회개해서 신앙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고향으로 돌아가서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는데, 그곳이 이태리의 란씨아노라는 도시입니다. 란씨아노에서 사제생활을 하던 신부님이 미사 중에 빵과 포도주가 성체와 성혈로 변화되는 신비를 의심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미사 중에 빵과 포도주를 축성하는데 그 빵과 포도주가 실제로 사람의 심장 근육과 사람의 피로 변하였습니다. 신부님은 너무 놀랐습니다. 그리고 그 기적은 소문이 났습니다. 지금도 란씨아노에는 성체와 성혈의 기적 성당이 있습니다. 저는 미사 중에 축성되는 빵과 포도주가 실제로 주님의 성체와 성혈이 된다는 것을 믿습니다. 만일, 제 앞에서 그런 기적이 일어난다면 저는 놀라서 죽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하느님께서 공평하시다고 생각하십니까? 하느님께서는 공평하시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렇게 키가 작은데, 마티아 신부님은 키가 크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는 잘 생겼는데 세상에는 저 보다 못 생긴 사람도 많습니다. 부자의 자녀로 때어나는 아이도 있고, 아프리카의 아주 가난한 집의 아이로 태어나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세상은 이렇게 공평하지 않을까요? 그것은 ‘흐름’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이 세상을 공평하지 않게 만드신 것도 세상은 ‘흐름’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에는 ‘강약, 고저, 장단’이 있습니다. 물도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릅니다. 공기도 강한 곳에서 약한 곳으로 흘러갑니다. 구름도 비가 되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내립니다. 사람의 피도 끊임없이 흘러야 생명이 유지됩니다. 세상은 이렇게 흘러야 하고, 그렇게 흐르는 세상은 공평해 지는 것입니다. 돈도 흘러야 경제가 살아납니다.

사람이 사는 이 세상도 흐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약한 곳에서 강한 곳으로 흐르는 것이 문제가 됩니다. 강대국에서 약한 나라로 흘러가야 하는데 약한 나라의 것들이 강한 나라로 흡수됩니다. 부유한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야 하는데 가난한 사람들의 것들이 부유한 사람들에게로 흘러갑니다. 우리가 잘 아는 ‘IMF’ 때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20%의 이자를 내면서 돈을 빌려야 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가난해 졌습니다. 하지만 부유한 사람들은 20%의 이자를 받았기 때문에 더욱 부자가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신 사건이 바로 예수님입니다. 이것은 세상의 흐름을 바로 잡기 위해서 였습니다. 세상의 흐름이 강한 곳에서 약한 곳으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긴 곳에서 짧은 곳으로 흘러간다면 세상은 공평해지고 아름다워 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세상은 예수님이 꿈꾸던 ‘하느님 나라’입니다. 사자와 어린아이가 함께 있는 나라, 늑대와 어린 양이 함께 있는 나라, 사막에도 샘이 흘러 꽃이 피는 나라입니다.

우리가 열심히 일해서, 공부해서 성공해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출세해서 자기만 잘 살고, 잘 먹기 위해서입니다. 다른 하나는 출세해서 세상의 차별을 없애기 위해서입니다. 혼자서 5000명의 것을 빼앗아 먹을 수도 있지만, 혼자서 5000명을 먹여 살릴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로 혼자서 5000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셨습니다.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로 오셨습니다. 제자들의 발을 씻겨 드리시면서 어떻게 해야 공평한 세상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 주셨습니다. 첫째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꼴찌가 되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는 이와 같다고 하셨습니다. ‘포도원 주인이 일꾼을 뽑습니다. 아침에도, 점심에도, 오후 5시에도 일꾼을 뽑았습니다. 그런데 포도원 주인은 아침에 온 사람도, 점심에 온 사람도, 오후 5시에 온 사람도 품삯을 주셨습니다. 어떻게 주셨습니까? 그렇습니다. 모두 똑 같이 품삯을 받았습니다. 하느님께서 포도원을 만든 이유는 사람들에게 일을 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느님께서 포도원을 만든 이유는 세상 모든 사람에게 품삯을 주시기 위한 것이라고 말씀을 하십니다.

어느 교회의 이야기입니다. 모든 교인들이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교회가 없어서 대학교의 강당을 빌려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교인들이 늘어나서 대학교의 강당에서는 더 이상 예배를 드릴 수 없었습니다. 공동체는 교회를 신축하기 위해서 200억을 모금했습니다. 하지만 교회는 눈에 보이는 성전을 짓기 위해서 200억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늘어난 신자들은 4곳의 교회로 나누었고, 다른 강당을 빌려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성전을 짓기 위해서 마련한 200억 원을 눈에 보이지 않는 성전을 짓는데 사용하였습니다. 탈북자들을 위한 학교를 세웠고, 베트남, 러시아에 있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공장을 세웠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시설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그 교회의 공동체는 바로 예수님께서 사람이 되신 이유를 알았고,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신 그대로 이웃들의 발을 씻겨 드렸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본당도 아직 갚아야 할 부채가 3억 정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매년 본당 예산의 10%는 넘게 어려운 이웃들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우리들의 모습 또한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신 주님을 따르는 신앙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잘 사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성체 성혈 대축일의 진정한 의미는 남을 잘 살게 해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사람이 되신 것도, 예수님께서 성체와 성혈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시는 것도 모두 우리가 잘 살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또한 우리도 이웃을 잘 살게 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공평하지 못한 이 세상, 흐름이 있어 생기가 도는 이 세상 강한 곳에서 약한 곳으로, 부유한 곳에서 가난한 곳으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가는 세상을 만들도록 마음을 모아야 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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