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위일체 대축일

2012. 6. 3. 오전 5: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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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6월의 첫째 주일입니다. 2012년도 벌써 반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지나온 날들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 남은 날들도 기쁘게 지내야겠습니다. 지난 5월에는 본당에 많은 행사들이 있었습니다. 5월 1일에는 노인대학 야유회, 5월 12일에는 선교 산악회 산행, 5월 16일에는 꾸리아 성지순례, 5월 23일에는 연령회 야유회, 5월 30일에는 여성구역 야유회 그리고 어제 6월 2일에는 전례분과 하루 피정이 있었습니다. 모든 행사에 함께 하면서 한편으로는 피곤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참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사제이기 때문에 이렇게 자유롭게 많은 곳으로 여행을 다닐 수 있었습니다. 아무런 사고 없이, 늘 좋은 날씨 속에서 다녀 올 수 있었던 것을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대한민국에 태어나신 것이 자랑스러우신 분이 계십니까? 그것도 남한에 태어나신 것이 자랑스러우신 분이 계십니까? 저는 대한민국 그것도 남한에 태어난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우리는 반만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말, 우리 글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주변의 강대국들에 의해서 침략을 당하고 시련과 고난을 겪었지만 우리는 우리의 전통, 문화, 학문을 간직하면서 오늘까지 이 땅에서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일본에 의해서 36년간 식민 지배를 받았고, 분단과 이념의 갈등 아래 한국전쟁을 치루면서 지독한 가난을 겪었습니다. 우리는 전쟁의 폐허 속에서 근면과 성실로 가난을 극복하였습니다. 지구촌의 변방으로 세상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대한민국은 올림픽과 월드컵을 개최하였고, 우리의 제품들이 전 세계로 팔려나가고 있습니다. 아직 우리가 풀어야 할 것들이 있고, 변화시켜야 할 것들이 있지만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저는 내 나라, 내 겨레를 사랑합니다.

저는 제가 믿는 종교도 사랑합니다. 가톨릭은 서구 문명과 사상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아직 인류의 지성과 이성이 성숙하지 못하였을 때, 양육강식과 적자생존의 법칙이 지배하던 시대에 가톨릭은 박애와 사랑을 말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버리고 죽음으로써 인류역사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셨습니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고 하셨고, 섬기는 것이 섬김을 받는 것보다 더 가치가 있고 보람이 있다고 가르치셨습니다.

요즘에 사람들은 종교인들이 잘못을 해도, 불의를 범해도 놀라지 않습니다. 그만큼 이 사회에서 종교는 사람들의 지친 영혼을 정화시켜주지도 못하고, 외로운 이들에게 희망을 주지도 못하고, 위로와 평화를 주지도 못하기 때문입니다. 염불보다는 잿밥에 더 관심이 많은 종교인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천주교회에 대한 사회의 시선은 아직 호의적입니다. 그래서 종교를 선택한다면 천주교를 선택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본인은 종교를 갖지 않아도 가족들은 천주교엘 가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개신교의 목사님께서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개신교회에서 공을 들여 열심한 신자로 만들어 놓으면 조금 있다가 천주교회로 개종합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물론 천주교회는 재정적인 부담이 개신교회보다는 적은 편입니다. 오죽하면 천원을 내서 천주교회라고 말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는 종교가 사회의 목탁으로써 정화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삼위일체 대축일입니다. 성부, 성자 그리고 성령의 하느님께서는 어떤 관계일까요? 끊임없이 서로에게 내어주는 관계입니다. 성부는 성자에게 모든 권한과 능력을 주셨습니다. 성자는 성부에게 모든 영광과 기쁨을 드렸습니다. 성자는 성령에게 십자가와 죽음으로 세운 교회를 맡겨 드렸습니다. 성령은 모든 은사를 교회에게 주셨습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은 신학적으로 교리적으로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삼위일체의 신비는 내어줌의 눈으로, 겸손의 눈으로 보면 이해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삼위이신 하느님께서 한 몸을 이룬다고 생각하지만 하느님께서는 만위일체, 억위일체이신 분이십니다. 우리의 몸에는 많은 지체들이 있으며 그 지체들은 한 몸을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의 몸에는 수조개의 세포들이 있습니다. 그런 모든 세포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고유한 역할을 하면서 한 몸을 이루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들 몸의 많은 지체들은 서로를 위해서 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가끔씩 돌연변이로 이기적인 지체들이 생기곤 합니다. 그래서 탐욕스럽게 오직 받아들이기만 합니다. 그런 지체들은 결국 몸 전체를 병들게 하고 결국은 자신도 죽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암세포입니다. 욕심과 이기심으로 자신만을 아는 사람들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내어주는데 익숙한 사람들은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행복하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쉽게 이해 할 수 있습니다.

사랑의 하느님, 위로의 하느님, 용서의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서로 사랑하십시오. 서로 위로하십시오, 서로 용서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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