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사람은 함께 살면서 공동체의 정체성과 공동체의 일체감을 위해서 여러 가지 예식과 의식을 만들었습니다. 다른 민족의 침략을 대비하기도 해야 했고, 사회 계층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필요했습니다. 저는 어릴 때, 애국조회에 참석하던 경험이 있습니다. 추운 겨울에도, 더운 여름에도 학생들은 운동장에서 정해진 순서에 따라서 조회를 해야 했습니다. 조회의 핵심은 교장 선생님의 훈화였습니다. 기억나는 훈화는 별로 없지만 고등학교 때 들었던 훈화가 하나 생각납니다. 아마도 ‘갈매기의 꿈’에 대한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높이 날아야 더 멀리, 더 많이 보듯이 학생들은 더 높은 학문을 배워야 한다는 그런 훈화였습니다.
군대에서는 점호가 있었습니다. 철저한 계급사회인 군대는 점호 시간을 통해서 그 질서를 확인합니다. 현재 인원은 몇 명이고, 사고는 몇 명인지 확인합니다. 그리고 점호 시간에도 일직사관의 훈화를 듣습니다. 총기를 잘 닦으라는 이야기, 도보 중에는 주머니에 손을 넣지 말라는 이야기, 훈련 중에는 장비를 잃어버리지 말라는 이야기 등입니다. 그밖에도 입학식, 졸업식과 같은 예식이 있었습니다. 거의 모든 예식과 의식에는 가장 권위 있는 사람의 ‘훈화’가 있었던 기억입니다. 결혼식에도 주례자는 신랑 신부를 위해서 주례사를 합니다. 사회에서 행해지는 예식과 의식은 그 정점에 권위 있는 사람의 한 마디가 있습니다. 그 말씀은 조직을 하나로 만들고, 그 말씀은 조직의 질서를 유지하고, 그 말씀은 조직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권위입니다.
교회에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셔서 특별히 보여주신 ‘성사’가 있습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은 ‘성사’가 드러나는 것입니다. 신앙인으로서 첫발을 내 딛는 것은 세례성사입니다. 세례성사를 통해서 신자로서의 권리와 의무가 주어집니다. 사람이 아프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듯이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고 처방을 받는 것은 고백성사입니다. 우리의 몸은 매일 음식을 먹어야 하듯이 우리의 영적인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성체를 받아 모셔야 하는데 그것이 모든 성사의 중심인 성체성사입니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결혼을 하면 하나의 가정을 이루는데 하느님 앞에서 가정을 이루겠다고 약속을 하는 것은 혼인성사입니다. 성년이 되면 주민등록증을 발부 받습니다. 이로써 성인이 되듯이 그리스도교 신자로서 성숙한 신앙인이 되며 성령의 은사를 받는 것은 견진성사입니다. 공동체를 위해서 특별히 봉사하도록 선발되는 사람이 있는 데 그런 사람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주는 것이 신품성사입니다. 많이 아픈 사람들, 하느님 앞에서 나설 준비를 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것은 병자성사입니다.
이 모든 성사가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예식과 의식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 전례입니다. 전례는 그것을 주관하는 주례자가 있고, 그 전례에 참여하는 신자들이 있고, 그 전례를 보조하는 봉사자가 있습니다. 모든 전례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하느님께서 가장 권위가 있으시고, 하느님께서 우리 신앙의 중심이시기 때문입니다.
주례자는 하느님의 말씀을 중심으로 전례를 행하게 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그 뜻을 공동체에 전해 줍니다. 그래서 공동체가 정체성을 갖게 되고, 하느님과 함께 살아가는 기쁨과 행복을 느끼도록 해 줍니다. 신자들은 전례에 참석할 때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합니다. 일반 사회에서도 예식과 의식에 참석하려면 그에 합당한 준비를 합니다. 옷차림, 준비물, 필요한 비용과 같은 것입니다. 신자들은 모든 전례의 중심에는 말씀과 하느님께서 계심을 생각하면서 경건하게 전례에 참석해야 합니다. 전례 봉사자는 전례가 잘 진행 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늘 미리 도착해야 합니다. 합당한 전례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그날 전례의 모든 내용을 미리 숙지해야 합니다.
우리 본당에는 어떤 봉사자들이 있을까요?
제대회가 있습니다. 한 시간 전에는 도착해서 그날의 전례가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의, 미사 도구, 음향, 헌금 바구니와 같은 것들을 점검합니다. 독서단이 있습니다. 그날 독서가 무엇인지 잘 알아야 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신자들이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연습을 해야 합니다. 해설단이 있습니다. 신자들이 전례에 몰입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안내만을 하도록 합니다. 그날 모든 전례의 흐름을 파악해야 합니다. 전례가 막힘없이 물 흐르듯이 흘러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반주단이 있습니다. 그날의 성가를 미리 연습해야 합니다. 너무 느리지 않도록 반주 해주어야 합니다. 성가대가 있습니다. 성가는 제2의 기도라고 합니다. 미리 연습을 해야 하고,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전례의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는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성가를 해야 합니다. 헌화회가 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선포되는 곳에, 전례의 의미가 드러나도록 꽃을 통해서 준비합니다. 이 또한 중요한 역할입니다.
전례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하느님의 말씀이 전례를 통해서 드러날 수 있어야 합니다.
모든 전례는 경건하게 진행 될 수 있도록 합당한 준비를 해야 합니다.
틀리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흘러갈 수 있도록 진행해야 합니다.
본당의 전례가 잘 될 수 있도록 늘 수고해 주시는 봉사자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주님의 사랑이 늘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내가 하느님의 말씀과 하느님의 제단을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기쁜 마음으로 봉사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