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구역장 반장 아유회 미사/연중 제8주간 수요일

2012. 5. 29. 오후 4:28:10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연령회원들과 천리포에 있는 수목원엘 갈 때입니다. 앞에 가던 버스에서 검은 매연이 나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겉은 멀쩡한데, 차량 내부도 깨끗한데 버스는 시커먼 매연을 뿜어대며 달리고 있었습니다. 차는 겉모습도 중요하지만 속에 있는 것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도 자주 점검을 해 주어야 합니다. 엔진 오일, 브레이크 페달, 휠터, 냉각수와 같은 것들은 정해진 때에 갈아 주고 보충해 주어야 합니다. 눈에 보이는 곳은 세차도 하고, 고치려고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잊어버리곤 합니다. 우리 앞에 가던 버스도 눈에 보이지 않는 곳을 점검하지 않았기 때문에 매연이 나온 것이라 생각합니다.

염수정 안드레아 주교님께서 서울대교구의 교구장이 되셨습니다. 많은 분들이 염수정 안드레아 주교님께서 교구장이 되시리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분께서는 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것도 아니시고, 외국말을 잘 하시지도 못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경륜은 많지 않으셨습니다. 하지만 그분은 인내와 경청, 기도와 성실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덕목을 갖추셨습니다. 그러기에 서울대교구를 이끄실 교구장으로서의 능력과 힘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하느님 품으로 가신 신부님의 이야기입니다. 그분은 사회적으로 유명한 가문에서 태어나셨습니다. 일찍 유학을 가셔서 박사학위를 3개나 받으셨습니다. 그분은 마음속으로 자신이 주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주교가 되지 못하셨고 평생 본당 신부로 계셨습니다. 어쩌면 그분에게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곳들이 조금은 부족하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배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요한은 예수님께 좋은 자리를 청하고 있습니다. 교구장의 자리를 청하는 것일 수도 있고, 회사의 사장 자리를 청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자리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내면적인 영성을 키워야 합니다.” 내면적인 영성이란 무엇입니까? 오늘 제1독서에서 베드로 사도가 말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진리에 순종함으로써 영혼이 깨끗해져 진실한 형제애를 실천하게 되었으니, 깨끗한 마음으로 서로 한결같이 사랑하십시오. 여러분은 썩어 없어지는 씨앗이 아니라 썩어 없어지지 않는 씨앗, 곧 살아 계시며 영원히 머물러 계시는 하느님의 말씀을 통하여 새로 태어났습니다.”

‘염불보다 잿밥에 더 관심이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두 제자는 어쩌면 하느님 나라를 위한 헌신과 희생 그리고 박해와 순교보다는 하느님 나라에서 얻을 영광에 더 큰 관심을 가진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다른 제자들도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우리가 구역장, 반장으로 봉사를 한다는 것은 어떤 결실과 영광을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우리에게 주어진 길을 충실하게 걸어가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다니면 그곳이 길이 되는 것입니다. 길이 있어서 사람들이 다니는 것은 아닙니다. 희생의 길, 봉사의 길, 사랑의 길, 나눔의 길을 가다보면 저 멀리서 하느님 나라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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