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10주간 화요일

2012. 6. 12. 오후 6:2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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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신학교에서 강의를 한지 1년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무슨 이야기를 할지, 어떻게 강의를 할지 막막했습니다. 1년이 지나니까 저도 조금 여유가 생겼습니다. 군자의 세 가지 기쁨이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부모님 모두 살아 계시는 것이고, 두 번째는 좋은 친구와 술 한 잔 하는 것이고, 세 번째는 똑똑한 제자들을 만나서 학문을 논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저는 지난 1년 똑똑한 학생들과 함께 학문을 나누었으니 이 또한 기쁨이라 하겠습니다.

제가 신학생 때 신부님들은 수업시간에 책을 소개 해 주셨습니다. 영어, 불어, 이태리어, 독일어로 된 책들이었습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도, 어렵게 원서를 구해도 외국어에 능통하지 못했던 저와 동료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제가 강의를 하게 된다면 원서를 번역해서 나누어 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신학교에서 강의를 하면서 원서 두 권을 번역했습니다. 저는 제가 결심한대로 학생들에게 번역된 교재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물론 비용은 들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번역된 책으로 쉽게 공부를 하고, 앞으로 사제 생활에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 만족할 것입니다. 제가 이렇게 한 것은 지금 저와 함께 강의를 들었던 학생들 중에서 앞으로 교수가 될 학생들이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때 교수가 된 학생들이 제가 했던 것처럼 해 주기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백범 김구 선생님은 서산대사가 남긴 시를 하루에 3번씩 읽었다고 합니다.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 눈 덮인 들판을 갈 때에
不須胡亂行(불수호난행) : 모름지기 어지럽게 걸어가지 말지니.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취가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 반드시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니라.”
백범 김구 선생님은 민족의 독립을 위해서, 민족의 통일을 위해서 모범을 보여 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분을 존경하고, 따르는 것입니다. ‘예수천구 불신지옥’이라는 말은 듣는 사람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예수를 믿는 사람들은 그 모범을 먼저 보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예수를 믿는 그 신앙인들을 보고 저절로 신앙을 갖도록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십시오. 여러분의 그 착한 행실을 보고 세상 사람들이 나를 믿을 수 있도록 하십시오.”

오늘 내가 걸어온 길이 신앙인으로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내가 걸어온 그 길로 다른 사람들도 기쁜 마음으로 따라 올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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