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름밤에 차를 운전할 때면 차에 많은 자국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차를 향해서 날아드는 날 벌레들 때문입니다. 날 벌레들은 죽을지도 모르고 차량의 불빛을 향해서 날아드는 것입니다. 물고기를 잡는 방법 중에는 어항을 놓거나, 통발을 넣은 경우가 있습니다. 어항에 물고기들이 좋아하는 떡밥을 풀어놓으면 물고기들은 그 어항으로 들어갔다가 나오지 못하고 잡히는 것입니다. 통발도 마찬가지입니다. 꽃게, 문어, 주꾸미와 같은 것들은 통발 안에 있는 고소한 미끼를 먹기 위해서 들어갔다가 잡히곤 합니다.
사람들은 어떨까요? 우리들은 그런 행동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염불보다는 잿밥에 더 관심이 있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하지 않는데 김칫국 먼저 마신다.’ 젊은 남자가 영화를 보러 가서 영화는 보지 않고 옆에 앉은 아가씨만 본다면, 학생들이 공부를 한다고 모여서 공부는 하지 않고, 친구들과 노는 일만 신경을 쓴다면, 성당에 와서 기도하고, 사랑을 나누기 보다는, 먹고 마시는 일에만 신경을 쓴다면, 교통경찰이 교통법규를 어긴 운전자에게 딱지를 끊기보다는 돈을 요구한다면, 수영장에 가서는 수영을 하기보다는 젊은 아가씨의 수영복만 본다면, 국회의원이 법률을 만들고, 국민들의 소리를 듣기보다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서 자기의 이권을 챙기는데 신경을 쓴다면, 아무튼 우리 주변에는 염불보다는 잿밥에 신경을 쓰는 사람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저 자신도 생활을 하면서 잿밥에 더 신경을 쓴 적이 있었습니다.
사제의 직무는 봉사직이고, 봉사의 직무는 겸손과 성실함인데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으면 괜히 기분나빠하고, 자리에 앉을 때도 상석에 은근이 앉기를 바랐습니다. 예전에 교우들과 안면도엘 간 적이 있습니다. 신자들이 방을 두 개 얻었습니다. 어떤 신자들은 신부님은 편하게 지내시라고 방 하나를 드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어떤 신자들은 신부님도 우리와 함께 지내시면 되니까 6명씩 나누어서 자야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괜찮다고 하면서 신자분들과 함께 잠을 잤습니다. 방을 세 개 얻지 않은 이상 저 혼자서 편하게 지낼 수는 없는 일이지만, 불편한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서울에 올라와서도 저는 지하철을 타고 가겠다고 했습니다. 신자분들도 피곤할 텐데 저를 위해서 차량 봉사를 하는 것을 바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무거운 가방을 들고 지하철을 타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교우 여러분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오늘의 성서 말씀을 통해서 한번 알아보았으면 합니다. 한 인간이 일생을 살아가는 데는 오늘 이스라엘 민족과 같이 많은 시련을 겪어야 합니다. 인간이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벗어나 약속된 땅에 이르자면, 즉 성숙한 자유로운 신앙인이 되려면 극복해야 할 많은 장애물들이 있습니다. 파라오의 정치적 권력이나 거짓된 마술사 같은 사기꾼들 그리고 물과 바다와 같은 자연의 재난, 인생의 사막과 광야를 건너는 동안 겪게 되는 뜨거운 열기와 뱀 그리고 갈증과 허기, 또는 이방인들로부터의 학대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면서 극복하기 어려운 것은 이와 같은 외적인 요인이 아니라, 오늘 모세가 겪는 것과 같이 우리의 내부에서 오는 삶에 대한 끊임없는 불평입니다. 백성들을 구원의 땅으로 인도하던 모세는 자기 백성의 저항에 부딪쳤고, 광야를 통과하는 동안 하느님께 반항하며 “차라리 이집트 땅에서 야훼의 손에 죽느니만 못하다. 너희는 거기에서 고기 가마 곁에 앉아 빵을 배불리 먹던 우리를 이 광야에 데리고 나와 모조리 굶겨 죽일 작정이냐?”하는 불평이 모세와 아론에게 쏟아집니다. 그러나 야훼 하느님은 신비스런 음식인 만나를 내려 주심으로써, 당신께서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 항상 함께하심을 드러내 보이십니다.
염불보다는 잿밥에 관심이 있기는 예수님 시대에도 마찬가지 입니다.
베드로는 영광스러운 예수의 변모를 보고 초가집 짓고 한평생 살자고 했다고 혼쭐이 났습니다. 제베대오의 아들 요한과 야고보는 예수님께 오른편과 왼편에 앉게 해달라고 조르다가 창피만 당했습니다. 가리웃 사람 유다는 잿밥에 눈이 어두워 그만 스승 예수를 팔아넘기기도 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나오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가 지금 나를 찾아온 것은 내 기적의 뜻을 깨달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영원히 살게 하며 없어지지 않을 양식을 얻도록 힘쓰라”고 말씀을 하십니다.
그래서 오늘 사도 바오로는 우리에게 이렇게 이야길 합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는 진리가 있을 뿐입니다. 여러분이 그의 가르침을 그대로 듣고 배웠다면 옛 생활을 청산하고 정욕에 말려들어 썩어져 가는 낡은 인간성을 벗어 버리고 마음과 생각이 새롭게 되어 하느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새 사람으로 갈아입어야 합니다. 새 사람은 올바르고 거룩한 진리의 생활을 하는 사람입니다.”
교우 여러분 !
우리 모두 잿밥보다는 염불에 관심을 가지는 신앙인이 되어야 갰습니다. 썩어 없어질 양식을 위해 시간과 정열을 투자하기보다는 영원히 썩지 않는 그분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우리의 시간과 정열을 바쳐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