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어제 서울대교구의 인사이동 발표가 있었습니다. 저는 중견사제 연수를 하게 되었고, 마티아 신부님께서는 혜화동본당으로 가시게 되었습니다. 우리본당에는 정동훈 가브리엘 신부님께서 오시게 되었습니다. 모든 일은 끝이 있기 마련이고, 만남은 헤어짐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떠나는 저희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고, 새로이 오시는 신부님을 반갑고, 따뜻하게 맞이해 주시기 바랍니다.
예전에 어부들이 원양어선을 타고 고기를 잡을 때입니다. 북해에는 청어가 많이 잡힙니다. 어부들은 잡은 청어를 산체로 가져와야만 비싼 값에 팔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청어들은 먼 바다를 건너오는 중에 죽고 말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어부가 실수로 청어가 있는 곳에 상어를 넣게 되었습니다. 항구에 도착한 어부는 청어들이 다 죽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배에는 싱싱한 청어들이 가득했습니다. 이유는 상어를 피하기 위해서 청어들이 온 힘을 다해서 도망 다녔기 때문입니다. 청어들은 도망 다니면서 힘을 키웠고, 본능적으로 살아야겠다고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그 뒤로 어부들은 청어를 잡으면 배 안에 상어를 한 마리 넣었다고 합니다. 청어들에게 상어는 분명 두려운 존재입니다. 하지만 먼 바닷길을 가야하는 청어들에게 상어는 살아야만 할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요즘의 아이들은 키도 크고, 잘 생겼습니다. 위생 상태가 좋기 때문입니다. 좋은 음식을 먹기 때문입니다. 쾌적한 환경에서 자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시련이 오면, 고통이 닥치면 쉽게 좌절하고 맙니다. 소중한 목숨을 포기하기도 합니다. 이유는 시련과 아픔을 겪어보지 않고 자랐기 때문입니다. 키도 크고 체형도 좋아졌지만 아이들은 면역력이 약해져서 자주 아프고, 병원도 자주 가게 됩니다.
헤어짐은 분명 아쉬움입니다. 하지만 한 곳에 머무르기만 하면 나태해지기 쉽습니다. 새로운 도전의식도 약해지기 마련입니다. 저도 새로운 곳으로 먼 바닷길을 가려합니다. 때로 힘든 일도 있고, 외롭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이겨내야만 영적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새로이 오시는 분도 두렵고 떨릴 것입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 낯선 곳에서 적응해서 살아가는 것 모두가 긴장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분에게 저에게 해 주신 것처럼 따뜻한 마음으로 함께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만나면 웃어 주시고, 길도 알려 주시고, 기도를 해 주시면 새로 오시는 신부님께서도 이곳에서 보람을 느끼고, 즐거움을 느끼고, 사랑을 나눌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어린아이의 마음’을 이야기 하십니다. 어린아이의 마음은 순수함입니다. 어린아이의 마음은 울다가도 곧 웃는 마음입니다. 어린아이의 마음은 계산하거나 따지지 않는 마음입니다. 마음이 가는대로 몸도 가는 마음입니다. 어른들은 몸 따로 마음 따로 일 때가 많습니다.
어린이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지내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