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어제, 저녁에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프로를 보았습니다. 뉴스를 보면 세상이 시끄럽고 복잡한 것 같지만 우리 주변에는 마음이 따뜻한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세상은 아름다운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올해 73살인 할머니께서는 동네 시장에 23년째 보릿물을 나누어 주고 있었습니다. 아들이 군대 갔을 때, 군대 간 아들이 목이 마를 것이라 생각을 하였고, 동네 시장의 상인들도 목마를 것이라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아들은 제대를 했지만 시장에 물을 나누어 주는 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들을 이웃과 함께 나누고 있었습니다. 장애인 부부를 위해서는 반찬을 만들어 주었고, 6년 째 매주 두 번씩 방문해서 청소도 해 주셨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앞으로도 이웃을 위해서 봉사하고 가진 것을 나누겠다고 하셨습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할머니였습니다.
우리 본당에도 그런 할머니들이 계십니다. 동네 이웃들에게 반찬을 만들어 주시기도 하고, 어르신들이 여름 캠프를 가면 아들 며느리와 함께 간식을 만들어 주시기도 하였습니다. 언제나 가진 것을 나누는 할머니는 그 웃음도 너무나 멋지고 아름다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혼’에 대해서 말씀을 하십니다. 혼인은 하느님께서 맺어주시는 것이니, 사람이 마음대로 이혼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하십니다. 교회는 예수님의 말씀을 근거로 이혼에 대해서 엄격한 법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혼은 성립될 수 없고, 다만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에 한해서 ‘혼인의 무효’를 선언하고 있습니다.
가끔 이런 질문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신부님은 왜 결혼을 하지 않습니까?” 제가 대답도 하기 전에 한 자매님께서 이렇게 답변을 하셨습니다. “처자식이 있으면 자신이 맡은 신자들을 열심히 돌보며 사목활동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없으니까요.”라고 친절하게 대답을 하셨습니다. 어때요 정확한 답변인가요? 수도자나 사제들의 독신을 단순히 효과적인 사목활동을 위한 수단으로 취급하는 것은 효과주의나 경제마인드로 접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사목활동만 잘 한다면 독신은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가능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독신생활의 참된 이유는 한마디로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 때문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독신으로 사셨고 우리를 위해 당신을 온전히 내놓으신 주님을 갈림 없는 마음으로 따르기 위한 것입니다. 사제가 독신으로 살기 때문에 사목활동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은 독신생활에서 따라오는 부수적인 결과이지 목적은 아닐 것입니다. 사제나 수도자들의 독신은 예수 그리스도와의 인격적인 관계에서 그 근거를 두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어떤 관계가 예수 그리스도와의 인격적인 관계입니까! 예수님은 나를 따르려면 이렇게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첫째, 혈연관계보다 예수님을 더 따라야 한다고 합니다. 단순히 독신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뜻과 가르침을 먼저 생각하고 따라야 한다고 이야기하십니다.
둘째,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를 마음의 준비가 되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지배하고 소유하려고 한다면 독신으로 사는 것이 아무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남을 탓하고 원망하는 삶의 자세를 버려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셋째, 자기가 가진 것을 모두 버릴 수 있는 무소유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하십니다. 내 주위를 돌아보면 버리지 못하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1년이 지나도록 한번 입지 않는 옷도 있습니다. 몇 년 째 듣지 않는 음반도 있습니다. 필요하지 않은 것들도 포기하지 못하는데 주님을 위해서 정말 필요한 것을 버릴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여행을 가면 따로 방을 마련해 주시는 교우들의 배려에 대해서 당연하다고 생각한 적이 많습니다. 음식을 먹을 때 다른 분들은 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사제라는 이유로 음식을 갖다 줄 때 감사하는 마음보다는 그런가보다 하고 생각한 적이 많습니다. 자가용으로 모시러 오고, 모셔다 드려야 한다고 하는 말씀을 듣고 아니라고 지하철 타고 버스타고 간다고 말한 적은 거의 없습니다. 독신으로 사는 것은 필요에 의한 것일 뿐입니다.
그리스도와 일치하고, 그리스도의 뒤를 따르는 삶을 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혼인을 하여 가정을 이루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의 뜻,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