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17주간 수요일

2011. 7. 27. 오전 5:26:23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국지성 폭우로 곳곳에 침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장마철이 아닌데도 간밤에 천둥이 치고, 비가 계속 내렸습니다. 폭우로 인한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를 해야 갰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성당 곳곳을 살펴보았습니다. 걱정했던 데로 지난번 장마에 누수가 있었던 곳에 물이 고였습니다. 관리장님과 함께 물이 새는 곳에 그릇을 놓고, 닦아 놓았습니다. 물은 건물의 약한 곳을 향해서 흘러오게 되어있습니다. 방수를 잘하고, 건물에 물이 새는 곳이 없도록 노력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문득 생각해 봅니다. 악한 생각들, 악의 유혹들은 우리 생각의 약한 곳을 향해서 들어오려는 것은 아닐까? 우리가 기도하고, 잘못을 뉘우치며 열심한 신앙생활을 하면 악의 세력들은 우리 마음에 들어오기 힘들 꺼라 생각합니다.

며칠 전에 전화를 한통 받았습니다. 구청에서 근무하는 교우분이 승진을 하였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작년 이맘때는 이상필 그레고리오 형제님께서 승진하셨고, 이번에는 신종일 다미아노 형제님께서 승진하셨습니다. 승진하신 분들에게는 축하의 박수를 드립니다. 아쉽게도 이번 승진에서 누락되신 분들에게는 다음 기회에 승진하시도록 위로의 박수를 드립니다.

우리 사제들은 보좌신부에서 본당신부가 되면 더 이상 직책의 변화가 없습니다. 5년에 한 번씩 인사이동에 따라 임지가 변하는 것뿐입니다. 승진이나, 급여의 변동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교구의 인사이동을 기다리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거나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승진의 짜릿한 기쁨이나 설렘을 모르고 지냅니다. 또한 승진하지 못할 것에 대한 두려움이나 걱정도 없습니다.

사제들에게 있어서 가장 큰 사명은 ‘하느님의 보다 큰 영광’을 위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라면 신자가 많은 큰 본당에 가는 것도, 신자가 작은 본당에 가는 것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라면 자신이 드러나는 것도, 드러나지 않는 것도 신경 쓰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라면 기쁨도, 외로움도 모두 받아들이면서 살아가야 합니다.

요즘 신학교에 매일 다니고 있습니다. 30일 피정을 하는 신학생들을 도와주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이 일을 2001년부터 하였습니다. 10년 이상 학생들을 위해서 피정지도를 하는 것이 때로는 힘들고, 불편하지만 이 또한 하느님의 보다 큰 영광을 위한 일이라 생각하면서 기쁜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30일 피정은 해병대의 신병훈련과 비슷합니다. 30일 동안 매일 하루에 4시간씩 기도를 하는 것입니다. 기도를 통해서 삶의 모든 방향을 ‘하느님의 보다 큰 영광’을 위해서 살도록 준비하는 것입니다. 군인들이 전쟁에서 피를 흘리지 않기 위해서 훈련을 하듯이, 30일 피정을 통해서 영적인 전투에서 악의 세력에 굴복하지 않도록 기도 훈련을 하는 것입니다.

요즘 학생들에게 주는 기도의 내용은 ‘중용’입니다. 중용이란 것은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중간이라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보다 큰 영광을 위해서라면 ‘건강보다 질병까지도, 장수보다 단명까지도, 재물보다 가난까지도’ 기꺼이 선택하겠다는 결심입니다. 신학생들은 이런 중용의 삶을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마음으로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재물, 건강, 명예는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행복의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에게 창세기 22장 1-18절의 내용을 묵상하라고 이야기합니다. 창세기 22장은 아브라함이 아들 이사악을 하느님께 제물로 바치는 내용입니다. 성서는 아브라함이 하느님의 요청을 받아들여서 이사악을 제물로 바치기로 하였음을 전해줍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의 믿음을 보시고 기뻐하십니다. 물론 이사악은 제물로 바쳐지지 않았습니다.

어제 교우분이 제게 해 준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거리선교를 해 보십시오. 예비자 한명을 성당에 인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아세요. 냉담자 방문을 해 보세요. 문도 열어주지 않는 냉담자를 성당으로 다시 나오게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아세요.’ 힘든 가운데서도 하느님의 보다 큰 영광을 위해서 노력하시는 자매님의 말씀이 가슴에 오래 남았습니다.

소방관은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서 불을 꺼야 합니다. 이것이 소방관의 사명입니다. 신앙인들은 세상 속에서 하느님의 보다 큰 영광을 위해서 살아야합니다. 이것이 신앙인들의 사명입니다.


댓글 1

  • 2011년 8월 2일 오후 7:46

    저에게 주어진 소명은 무엇일까요....

매일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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