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되기..

2011. 9. 3. 오후 9:3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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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호주에 와서 술을 어제처럼 마신 것이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살다보면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고 믿기에 꼭 금주를 어겼다해서 자책하진 않습니다.
다만 몸이 따라주지 않기 때문에 마시지 않았었는데, 생각처럼 몸이 힘들진 않군요.
 
저희 집 골목 끝에는 특수학교가 있습니다.
장애아를 위한 특수학교입니다. 어쩌다 집에 있을 때 낮에 들리는 소리 즉, 학교에서 들리는
소리가 다양합니다. 일반적인 소리들은 아닙니다. 처음에 왔을 때 들었던 생각입니다.
만약 한국 같았으면 아마 있을 수 없는 자리에 있는 학교라 집값 떨어진다고 사람들
데모하고 난리가 났었을 것이란 생각 말입니다. 다른 것은 차치하고 이 학교의 모습으로
제가 사는 이곳 호주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구 하나 이의를 제기하거나 그러는 일도 없고 시끄럽다고 난리를 치는 사람 또한 없습니다.
장애인은 누구나 될 수 있습니다. 그것이 태어나면서부터인가 아니면 살면서 그렇게 됐느냐는
차이 뿐이죠. 이런 장애인들을 사회 시스템이 감싸고 키웁니다. 그리고, 세금이 이런 분야에
아주 잘 쓰이고 있죠. 아주 이기적인 사회이지만 모든 사람이 다 잘 살기 위한 공통의
기반은 아주 잘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삶이란 무릇 이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곤 합니다.
 
어제 술을 같이 마신 형님의 한 아이가 이 학교에 다닙니다.
그렇게 증세가 심한 것도 아닙니다. 단지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수준이죠.
돈도 있는 분이시라 아이의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할만큼은 아니지만 사회에서
배려하고 같이 살아가게 하는 기반을 만드는 이곳 사회에 감사하고 공헌하려고 하시더군요.
무척이나 존경스러웠습니다. 계획하신 일이 진행된다면 한국인으로서 참 뿌듯할 것이라 믿습니다.
 
저도 아들놈 눈 때문에 수 년 간 마음고생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잘못으로 그렇게 된 것이라는 자책도 참 많이 했었죠.
어떻게 해야하는데 할 수 없는 무기력함도 많이 가졌었습니다.
이 형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가슴으로 전달됐던 아픈 아이를 가진 부모의 마음..
 
부모되기 참 힘든 일이죠.
아이로부터 인생을 다시 배웁니다. 그리고, 어른이 되가죠.
저도 그렇고 모든 부모들이 그렇게 어른이 됩니다.
 
그 형님의 뜻대로 일도 잘되고 이 사회에 공헌했으면 하는 바램을 하게 됩니다.
가슴 아팠던 세월을 보상받고 보다 나은 시스템을 위해 노력하실 모습을 기대하게 됩니다.
참부모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했던 술자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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