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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무심했습니다.
남자들이야 그저 여자들 꽁무니나 쫓아다니기 바쁘지 여자가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하는지 사실 잘 모릅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직도 여자를 잘 모릅니다. 아마 죽을 때까지 잘 모르지 않을까 싶네요.
보통 여자들에게 신발이 자존심이라고 하더군요.
그냥 그렇다고만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제 옆지기는 자존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죠.
사실 신발이 그리 많지가 않고, 발에 맞는 신발을 찾기가 정말 힘이 듭니다.
결혼식 때 말고는 하이힐 신을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만큼 사진과 같은 신발을 신는 것이 아주 힘들고 어렵다는 이야기죠. 그렇다보니 발에 맞는
신발을 찾는 것이 제한되게 됩니다. 지금까지 본 것으로는 거의 3년 주기로 맞는 신발이 하나씩
생기는 것 같더군요. 한편으로는 하이힐 신고 다니는 여자를 옆지기로 둔 사람들을 다시 한번 쳐다보게 됩니다.
그리고, 신고 싶어도 신지 못하는 아픔이 있는 옆지기가 참 거시기하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그제 이곳 호주에 와서 처음으로 발에 맞는 신발을 사게 됐다고 좋아하는 그녀를 보면서
한편으로는 고마운데 다른 한편으로는 왜 그렇게 마음이 짠하던지 참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그 흔한 신발 중에 발에 맞는 신발 찾기가 이렇게 어려우니 생각만 해도 답답하기도 하고
돈 생각에 함부로 사지 못하는 것을 보면 제 스스로 무능력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 그러네요.
누구나 특별한 구석은 하나씩은 다 있기 마련입니다.
저의 특별함이라면 성질이 지랄같다는 것이고, 옆지기의 특별함은 아마 이 신발에 있겠죠.
누구는 몇 천 켤레의 구두를 가지고 자식처럼 아낀다고 하는데, 자식을 많이 둘 수가 없는 운명이
참 얄굳네요. 아시는 형님들이 이 이야기를 들으면 그러시겠죠?
" 돈 아끼고 좋네 뭘~~"
그렇지만 저는 그렇지가 못하네요.
또 언제 찾을지 몰라 그 신발과 똑같은 것으로 하나 더 사라고 했더니만..
세일 중에 산 것이라 맞는 사이즈가 더 없다고 하네요.
얼마나 비싼 것인지 모르겠지만 하나 더 사게 됐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참에 옆지기도 스스로의 자존심을 세웠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