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다..

2011. 3. 2. 오후 7: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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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을 가급적이면 들추지 않으려고 합니다. 제가 제 스스로를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굉장히 밴댕이 속이라서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일들이 정말 많습니다. 뭐 그 성격이 어디 가랴 하고..
그냥 무시하려고 하는 많은 것들이 있지만 그래도 잘 안 됩니다..
 
옆지기가 작년에 그렇게 걱정을 했던 것 중에 총대를 매고 지금은 없는 신부님께 편지를 썼던 것이 있습니다..
뭐 총대를 매고 싶어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살다보면 정말 황당한 것들을 만나게 됩니다.
황당하다는 것은 그만큼 경험이 없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고, 말이 안되는 그런 것일 수도 있는 것이죠..
 
요즘도 가끔 윤신부께 보냈던 편지를 읽습니다. 아마 작년에 있었던 이 일을 많은 교우들은 상당부분
잊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밴댕이속인 저는 아직도 그 사건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사실
계획했던 횟수의 편지를 다 쓰진 못했습니다. 원래는 10번 이상이었는데, 8번째로 끝났으니까
결말을 보지 않았다고 해야겠죠. 가끔 이곳 성당 행님들께서 왜 편지를 더 안쓰냐고 하시더군요..
 
사실 제 마음 속엔 아홉번째, 열번째, 열한번째.. 이상의 편지가 있습니다. 단지 부치지 않았을 뿐입니다.
누군가를 궁지로 몰아 넣는 일은 그리 기분이 좋은 일은 아닙니다. 다행히 그분이 제 전투의지를 꺽어주셔서
한편으로는 다행입니다. 스스로 물러났기 때문에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성직자에게 금전에 관련된 것으로
추궁을 하게 되면 정말 끝까지 간 것입니다. 특히나 신부는 결혼도 하지 않기 때문에 동성애나 아동추행이
아니라면 금전적인 것이 제일 추악한 결말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요즘도 제가 썼던 그 편지를 가끔 읽습니다. 한편으론 다행인 제 마음을 다스리고,
한편으로는 또 다시 저희 공동체를 괴롭힐 때 써야 할 무기로 활용하기 위해서..
 
김범수의 노래처럼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사랑의 열병을 앓았던 것처럼 작년의 일을 회상하면서..
 
제발 돈 이야기로 그분을 궁지로 몰아가지 않게 해주시길 기도합니다..
 
제 머리 속에만 있는 편지를 쓰지 않게 해주시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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