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필립보 네리 기념일

2011. 5. 26. 오전 9:53:00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신문에서 두 개의 뉴스를 읽었습니다. 하나는 30년 전에 있었던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한 기록과 조선시대 왕들의 일상을 기록한 ‘일성록’을 세계 기록유산으로 등재한다는 뉴스였습니다.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한 진실은 이제 우리만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조선 시대 왕들의 삶 또한 알게 되었습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있지만 하늘을 없앨 수는 없듯이 거짓과 위선으로 잠시 진실을 가릴 수는 있지만 진실은 없어지지 않는 것임을 알게 됩니다.

또 다른 뉴스는 주한 미군의 주둔지에 인체에 해로운 ‘고엽제’를 매립했다는 것입니다. 이 사실은 당시에 주한 미군으로 주둔했던 미군 병사들의 증언으로 밝혀졌습니다. 명령으로 주어진 임무를 수행했지만 양심은 그런 행동이 정의롭지 못했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낯선 이국땅에 묻어둔 고엽제는 병사들의 양심에도 묻혀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증언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에게 ‘양심’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초대교회는 몇 가지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점차 늘어나는 이방인 공동체들에 대한 문제입니다. 이방인 공동체는 유대인 공동체와는 다른 문화와 전통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언어가 달랐고, 음식이 달랐습니다. 그들의 사고와 철학도 달랐습니다. 유대인 공동체는 이방인 공동체들도 유대인들의 문화와 전통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방인 공동체는 자신들의 문화와 전통을 쉽게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한국교회에서 초기에 박해의 단초가 되었던 ‘제사논쟁’도 비슷한 문제입니다. 사도들은 예루살렘에 모여서 첫 번째 공의회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명확하게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방인 공동체의 문화와 전통을 그대로 인정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바로 ‘신앙의 토착화’입니다. 우리의 신앙은 전해지는 지역의 풍토와 전통에 맞게 토착화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사도들은 이렇게 결정하였습니다. “다른 민족들 가운데에서 하느님께 돌아선 이들에게 어려움을 주지 말아야 합니다.”

선배 사제들은 이런 말씀을 하곤 하셨습니다. ‘새로운 곳에 가게 되면 먼저 6개월 동안 그곳의 전례와 그곳의 사람들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먼저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문제점이 있다면 천천히 고쳐나가야 합니다. 새로운 곳에 가서 전임자들이 하였던 일들은 한꺼번에 바꾸려 해서는 안 됩니다.’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지 않고 성급하게 자신의 뜻대로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을 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 삶의 기준을 제시해 줍니다. 그것은 ‘여러분이 원하는 대로 남들에게 하라!’는 가르침입니다. 미군은 자기들의 땅에 고엽제를 매립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주둔지의 땅에도 고엽제를 묻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자신의 가족에게 총칼을 겨누려는 군인은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남의 가족에게도 총칼을 겨누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내가 내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무르는 것처럼,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무를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

댓글 1

  • 2011년 5월 26일 오후 12:46

    우리가 지은 죄보다 더큰 사랑으로 감싸주시는 주님을 알아보고,경외하는 자 되게 하소서...

매일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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