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부친 조 바오로를 위한 삼우미사입니다. 아버님의 빈소에 와 주셔서 함께 연도하고,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아버님께서는 부활시기, 성모님의 달 그리고 어린이날에 천상으로 소풍을 가듯이 떠나셨습니다.
주님의 부활을 믿고, 주님께서 우리 모든 신앙인들을 크신 사랑으로 받아 주심을 믿기에 큰 슬픔이지만 위로와 희망을 가지게 됩니다. 신앙인들에게 죽음은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인들에게 죽음은 영원한 이별이 아닙니다. 신앙인들에게 죽음은 커다란 슬픔만은 아닙니다. 신앙인들에게 죽음은 먼저 세상을 떠나신 분들과 천상에서 영원한 삶을 시작하는 새로운 출발입니다. 신앙인들에게 죽음은 참된 자유와 해방을 향한 여정입니다.
아버님을 생각하며 몇 가지 기억을 떠올립니다.
아버님은 강직하셨습니다. 세상의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지금은 힘들고 가난해도 양심을 속이지 않았습니다. 어릴 때는 그런 강직함이 싫었습니다. 적당히 타협하고, 돈도 많이 벌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하면 아버님의 강직함은 제가 사제로 살아가는데 큰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아버님은 책을 많이 읽으셨습니다. 어쩌다 아버님이 계신 방을 들여다보면 새로운 책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아버님의 방에서 몇 권의 책을 빌려 보기도 했습니다. 서예를 배우셔서 제가 사제서품을 받던 날, 시편 126장을 족자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붓으로 글을 써서 제게 주신 시편 126장의 말씀은 세상의 그 어느 것 보다 값진 선물이 되었습니다.
아버님은 매일 새벽에 일어나셔서 기도를 하셨습니다. 성서 필사도 하셨고,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시고, 기도로 하루를 마무리 하셨습니다. 달리 말씀을 많이 하시지는 않았지만 몸소 모범을 보여 주셨습니다.
아버님께서는 제게 신앙과 몸을 물려 주셨습니다. 그 또한 커다란 선물입니다. 또한 아버님께서는 강직하게 사는 모습으로, 늘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모습으로, 기도하며 성서와 가까이 하는 모습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물려 주셨습니다.
아버님께서 천상에서 바라시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합니다.
첫째는 이제 혼자되신 어머님에게 아버님의 몫까지 대신해서 효도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둘째는 형제들이 서로 화목하게 지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셋째는 세상의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기도하면서 바르게 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늘 삼우미사에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지난 장례 때 빈소를 지켜주시고, 함께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주님! 조금옥 바오로와 세상을 떠난 모든 이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들에게 비추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