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2주간 수요일

2011. 5. 4. 오전 9:3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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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 연령회 어르신들과 함께 해미로 성지순례를 다녀왔습니다. 가는 길에 버스 안에서 강길웅 신부님의 강의 테이프를 들었습니다. 신앙인들에게 꼭 필요한 강의였습니다. 제가 1995년도 세검정 성당에 있을 때, 신부님께서 부활 특강을 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테이프를 통해서 신부님의 강의를 들으니 더욱 새로웠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우리가 하느님의 집으로 갈 수 있는 것은 ‘기도와 봉사’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하였습니다. 기도와 봉사는 하느님의 집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은 되지만 우리가 하느님의 집으로 가기 위해서는 ‘깨달음’이 있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깨달음은 우리가 원하는 방법으로 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건강, 행복, 재산, 명예, 권력’을 원하곤 합니다. 그런데 우리들이 원하는 것들을 통해서는 깨달음을 얻기가 어렵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자녀들은 세상이 주는 행복을 주기는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말썽을 피우고, 공부를 못하는 자녀들을 통해서 하느님께서 주시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루가복음 15장에서 우리는 두 명의 아들을 볼 수 있습니다. 큰 아들은 공부를 잘 했습니다. 아버지의 말씀도 잘 들었습니다. 기도도 잘 했고, 열심히 봉사도 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의 집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깨달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집에 있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몰랐기 때문입니다. 둘째 아들은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아버지의 돈을 탕진했습니다. 세상에 나가서 사장님 행세도 했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을 잃어버렸고, 결국은 돼지가 먹는 음식으로도 배를 채울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아버지의 집이 얼마나 좋았는지를 알았습니다. 이제 아버지의 집에 갈 수만 있다면, 종노릇을 할지라도 문제 될 것이 없었습니다. 둘째 아들은 깨달았고,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 갈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많은 복을 주시고자 하십니다. 그런데 그 복은 ‘불청객’이라는 포장지에 쌓여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통해서 하느님의 복을 얻고자 하지만 그런 것들을 통해서는 하느님의 복을 얻을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원하지 않는 것들을 통해서 복을 주시고자 합니다. 우리는 ‘고통, 좌절, 아픔, 상처, 이별’과 같은 것을 원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바로 그런 것들을 통해서 우리에게 깨달음을 주십니다.

예수님 십자가의 길에 있던 죄수는 깨달았고, 이렇게 말씀하였습니다. ‘주님께서 천국에 가시면 저를 기억해 주십시오.’ 예수님께서는 그 죄수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천국에 있을 것이다.’ 그 죄수는 기도와 봉사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간 것이 아닙니다. 죽음의 순간에 깨달았습니다.

많은 성인과 성녀들은 고통과 절망의 순간에서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이제 죽음도 두렵지 않았습니다. 하느님의 집에 들어 갈 수 있다는 희망은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지 않는 불청객들을 통해서 하느님께서 주시는 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통해서 참된 행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저도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91년도에 사제서품을 받고, 저는 유행성 출혈열이라는 큰 병에 걸렸습니다. 중환자실에 있었고, 병실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저는 살아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새삼 알았습니다. 부모님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도 또한 알았습니다. 내가 살아있는 동안 정말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만일 제가 그런 병에 걸리지 않았다면 저는 그런 소중한 것들을 깨닫지 못했을 것입니다.

94년도에 저는 용산 성당에 있었습니다. 사제생활을 하면서 저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늦게까지 신자 분들과 술자리도 하였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산다고 하였지만 주교님께서 저를 부르셨습니다. 너무 늦게 다닌 다는 것을 아시고 제게 주의를 주셨습니다. 저는 누군가 저에 대해서 주교님께 말씀을 드린 것이 처음에는 원망스럽고 화가 났습니다. 그런데 성당에 와서 성경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것은 욥기의 말씀입니다. ‘하느님께서 좋은 것을 주셨을 때 감사한다면, 나쁜 것을 주신다고해도 감사해야 한다. 우리는 빈 몸으로 왔으니 빈 몸으로 간다고 해도 감사해야 한다.’ 저는 욥기의 말씀을 읽으면서 모든 원망과 미움을 떨쳐버릴 수 있었습니다.

만일 제가 아프지 않았다면, 제가 주교님께 주의를 듣지 않았다면 저는 지금보다 더 힘들게 사제생활을 하였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두 번의 아픔을 통해서 사제생활이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용기를 청하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넘어졌을 때 남을 원망한다고 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불청객을 기쁜 마음을 받아들여, 주님의 크신 사랑과 자비를 깨닫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댓글 1

  • 2011년 5월 4일 오전 10:10

    상처와 고통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그 뒤의 하느님 가르침을 깨닫지 못하는 불행이 없기를... 늘 기도드리며 깨어있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오늘 하루도 밝게 열어주시는 주님께 감사와 찬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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