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루카 복음사가 축일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기록해서 우리에게 남겨 주신 루카 복음사가에게 감사를 드리며, 우리들 또한 주님의 말씀을 우리 삶의 한가운데 모셔야 하겠습니다.
어제는 성지순례를 갔었습니다. 배론 성지에는 순례를 오신 분들이 참 많았습니다. 인천 교구 부평1동 성당 1,200명, 광주 대교구 오치동 성당 700 명, 서울 제기동 성당 700명, 시흥 5동 성당 530명이 순례를 왔습니다. 그밖에도 많은 교우들이 순례를 왔습니다. 배론 성지는 신자들이 순례를 오기에 좋은 장소입니다. 특히 기차로 떠나는 전 신자 성지순례가 용이한 성지이기도 합니다. 다른 성당들도 기차를 이용해서 순례를 오셨습니다. 기차를 타고 순례를 간다는 것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안전하며, 객차간 이동이 수월하기 때문에 친교를 나누기도 좋습니다. 다시 한 번 이번 순례를 준비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좋은 날씨를 허락해 주신 하느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배론 성지는 예전에 박해를 피해서 피난을 오신 분들이 마을을 이룬 곳입니다. 배론 성지는 많은 성인들이 지내던 곳입니다. 특히 이곳에서 황사영은 백서를 만들었습니다. 황사영 백서는 당시 조선 교회의 어려운 상황을 설명하고, 교황님께 도움을 청하는 편지였습니다. 그리고 배론 성지에 한국의 두 번째 사제인 최양업 토마 신부님의 묘소가 있습니다. 한국 최초의 사제 양성기관인 ‘성 요셉 신학당’도 배론 성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순례를 오신 많은 분들이 지난날의 삶을 돌아보고, 참된 신앙의 길을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배론성지는 그 유래가 지형에 있습니다. 배론 성지는 그 모습이 배를 닮았습니다. 그래서 배론이라고 합니다. 2000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대성전도 배의 모양을 닮게 만들어졌습니다. 성서에서 배는 바로 구원의 방주입니다. 노아와 가족들, 그리고 많은 생명들이 노아의 방주로 들어갔고, 하느님의 심판을 면할 수 있었습니다.
구원은 어느 곳을 향한 여정과 목적지가 아닙니다. 구원은 지금 바로 이곳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노아의 방주가 바로 구원의 시작이었듯이, 배론 성지가 우리들의 신앙을 돌아보는 순례의 장소이듯이, 오늘 나의 하루가 바로 구원의 시작이 되어야 합니다.
이제 성지순례는 끝났습니다.
그러나 오늘 내가 주님의 말씀을 충실히 따르고, 주님과 함께 삶을 살아가면 그것이 바로 순례이고, 그것이 바로 구원의 시작입니다. 주님께서는 주님의 뜻을 충실히 따르겠다고 다짐했던 자캐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너와 너의 가족은 구원을 받았다.’ 오늘 우리가 자캐오처럼 충실하게 산다면, 우리들도 같은 말씀을 들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