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가끔씩 제가 물 컵을 닦거나, 휴지를 주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교우분들께서 저에게 그런 일을 하신다고 말씀을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과 권위’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셨고, ‘놀라운 기적과 능력’으로 사람들을 치유시켜 주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우리의 구세주가 되신 것은 ‘십자가와 죽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도 사제의 권위와 사제의 능력이 중요하겠지만 예수님의 십자가를 함께 지고 갈 때 진정한 사제가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회 지도층이 가져야 하는 도덕적인 의무를 ‘노블리스 오블리제’라고 합니다. 원래 노블리스는 '닭의 벼슬'을 의미하고 오블리제는 '달걀의 노른자'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이 두 단어를 합성해 만든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닭의 사명이 자기의 벼슬을 자랑함에 있지 않고 알을 낳는데 있음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말로 사회로부터 정당한 대접을 받기위해서는 자신이 누리는 명예(노블리스)만큼 의무(오블리제)를 다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로마 귀족의 절제된 행동과, 납세의 의무를 다하는 모범적 생활은 평민들에게 귀감이 되어 국가천년을 지탱하는데 초석이 된 것입니다. 그들은 전쟁이 일어나자, 국가에 사재를 헌납하고 솔선수범하여 전장에 나가 피를 흘리며 싸우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했습니다. 영국 왕실의 노블레스 오블리제(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의무) 실천은 유명합니다. 모병제인데도 불구하고 왕실의 남자들은 모두 군 복무를 자원합니다.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둘째 아들인 앤드류 왕자는 1982년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전쟁 때 헬기조종사로 전쟁에 참여하였습니다. 그의 임무는 전함의 주위에 떠 있으면서 전함으로 날아드는 미사일을 대신 맞는 것이었습니다. 전함의 많은 사람을 대신해 자신이 죽을 수 있다는 지도층의 책임감을 직접 보여 주었습니다. 영국군의 사기는 충천하였고 결국 전쟁은 영국의 승리로 끝나게 되었습니다.
우리 사회의 지도층 인사들은 능력과 실력은 검증을 잘 받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도층 인사로서 가져야 하는 도덕적인 의무는 소홀히 한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시 사회의 지도층 인사들인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에게 그들의 능력에 비례하는 ‘도덕적인 의무’를 수행할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오늘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하시는 말씀입니다.
